■시조
퇴계(退溪)의 편지
이원식
세한의 바람조차 수묵으로 눕는다
한서암(寒栖庵) 옥계 위에 배어있는 절구(絶句)소리
방금 켠 등잔불 하나 이내 귀를 세운다
묵향에 취한 손끝
속울음을 삭이는 밤
뜨락 위 옷을 벗고
농담(濃淡) 앓는 달그림자
연적에 새겨진 꽃잎
물빛으로 떨고 있다
동천(冬天) 이미 어두운데 눈먼 새가 울고 있다
마지막 남은 한 줄 못내 겨운 이명(耳鳴)인가
세모(細毛)에 숙인 허리를 다시 고쳐 앉는다
《가람시학》2010.12 창간호 - 초대시조 대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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