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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로(寒露)

이원식 시인 2015. 10. 8. 00:02

 

처서, 백로, 추분이 지났음에도 한낮의 햇살은 한여름 같이 뜨겁기만 하다. 뉴스를 보니 한글날인 금요일부터

는 한결 선선해 진다고 한다. 화초들도 아직 한여름 때처럼 푸릇(!)하다. (*사진은 2015. 10. 7 안방에서)

 

 

한로(寒露)

 

찬 이슬 맺히는 한로에 접어들면 농부들은 잠시 머뭇거릴 겨를도 없다. 새벽밥 해먹고 들에 나가 밤 늦도록 일을 한다.

한로에는 찬 이슬 머금은 국화꽃 향기 그윽하고 기온은 하루가 다르게 떨어진다. 이즈음 기온이 더욱 내려가니 늦가을 서리를 맞기 전에 빨리 추수를 끝내려고 농촌은 바쁘기 그지 없다.

벼이삭 소리 슬슬 서걱이고 곡식과 과일이 결실을 맺는 때. 북에서부터 남으로 내려오는 벼들의 황금빛 물결에 맞추어 벼베기가 시작되고 단풍은 춤추듯 그 붉은 자태를 뽐내기 시작한다.

하늘은 더없이 맑고 높다.
벼가 여물어 들판이 황금물결로 출렁일때 농부들은 안 먹어도 배가 부르다.
벼를 베거나 타작하는 날은 무슨 잔칫날처럼 부산하고 고될망정 수확을 하는 농부의 얼굴에는 웃음이 넘친다.

예전엔 길손이 지나면 꼭 불러 새참이나 점심을 함께 권했고, 막걸리 한 사발이라도 돌려 먹을 줄 알았다. 그러나 요즘의 가을 들판은 너무도 다르다. 주인은 논둑에서 어정거리는 동안 콤바인이 굉음을 울리며 순식간에 논을 오가며 벼를 담은 가마니를 떨어뜨린다.

 

 

 

 

*내용 출처: http://www.koreartnet.com/wOOrII/etc/24julki/24julki_1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