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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 불교를 만나다

이원식 시인 2009. 11. 27. 00:06

 

 

 다윈, 불교를 만나다 

 
미디어붓다 등, ‘진화론과 연기론’ 심포지엄
인문학자-과학자 불교와 과학의 소통 시도
                                                       기사등록일 [2009년 11월 19일 20:51 목요일]
 

지금으로부터 꼭 150년 전 출간된 찰스 다윈(1809~1882)

의 『종의 기원』은 서구 사회를 온통 충격으로 몰아넣었

다. 그가 이 책에서 처음 제창한 진화론은 이 세계가 유일

신에 의해 창조됐다는 서구인들의 철썩 같은 믿음을 정면

으로 부정하는 동시에 인간은 신에 의해 선택받은 특별한

존재라는 특권의식마저 철저히 무너뜨리는 파격적인 주장

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기독교인들은 거세게 반발했고 온갖 인신공격과 법

적인 대응도 불사했다. 그러나 진화론은 급속히 보편성을

얻어갔고 오늘날 과학의 영역을 넘어 사회, 문화, 종교,

철학에까지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심지어 진화론을 배제

하고선 현대과학은 물론 인문학, 사회학에 대한 진지한

논의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다.

이런 가운데 불교적 관점에서 진화론을 검토하고 나아가

연기론과 진화론의 유사성과 차이점을 심층적으로 조명

하는 첫 학술대회가 열린다. ‘미디어붓다’와 ‘불교문화’는

11월 27일 오후 2시 서울 마포 다보빌딩 3층 법당에서

‘다윈과 불교의 만남’이란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다윈 탄생 200주년과 『종의 기원』 출간 150주년을 기념

해 열리는 이번 심포지엄은 불교와 과학에 두루 밝은 인문학자와 불교적 소양이 풍부한 과학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불교와 과학의 소통을 시도한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먼저 이한구 성균관대 철학과 교수는 ‘진화론의 철학’이란 주제를 통해 존재론과 인식론 그리고

윤리학의 영역에서 진화론이 어떻게 논의될 수 있는가를 비롯해 진화론과 불교철학의 유사성에

대해 규명한다. 이 교수는 “다윈의 진화론은 기독교 교리의 중심사상들을 비롯해 본질주의, 결정론,

목적론 같은 철학이론들을 철저히 잘못된 것으로 낙인찍었다”며 “진화 존재론은 반본질주의, 비결

정론, 무목적론을 기본 특성으로 하는 것으로 불교와 상당히 유사한 논리체계를 갖춘 이론”이라고

평가한다.

홍성욱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진화론과 기독교, 그리고 그 관계가 불교에 말하는 것’이란 논문

에서 지난 150여 년간 지속돼 온 진화론과 기독교의 관계를 고찰한 뒤 ‘지구라는 생태계 전체의

건강한 미래’를 위한 양자의 화해 필요성을 역설한다. 홍 교수는 또 불교와 진화론의 유사성은 물론

다윈이 불교의 영향을 받았는지에 대한 기존의 논의들도 간략히 소개하고, “(다윈의) 적자생존의

개념이 관용으로 잘못 이용되고 어떤 경우에는 지나친 인간 욕심과 개인주의를 정당화해서는 안된

다”는 달라이라마의 말을 인용하며 과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화두를 던진다.

‘진화론의 불교적 함의’를 발표하는 안성두 서울대 철학과 교수는 불교의 교학적 입장이 진화론의

근본입장과 양립할 수 있는지, 또 양립한다면 그 점은 무엇이며 양립할 수 없는 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촘촘히 고찰한다. 안 교수는 이런 논의를 통해 ‘진화’라는 개념은 ‘모든 것이 무상하다’는

불교의 무상관과 상통하고, 모든 것을 끊임없는 흐름 속에서 관찰하는 불교의 핵심적인 정신적

태도와 상통한다고 말한다. 안 교수는 그럼에도 진화론이 유물론을 전제로 세계와 생명의 문제를

설명하는데 반해 불교는 식(識), 즉 정신을 생명의 본질적 요소로 받아들인다는 점에서 진화론과

불교 사이에 넘을 수 없는 간격이 존재함을 지적한다.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교수는 ‘다윈의 자연선택론과 불교의 무아연기론’이란 논문을 통해

불교와 진화론의 통섭가능성을 모색한다. 최 교수는 불교의 교설과 다윈주의의 유사성은 엄청나

게 많이 끌어낼 수 있음과 함께 ‘불교 무아론의 반유물론적 본질’이란 근본적인 차이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과학과 종교는 결코 하나로 융합할 수는 없어도 ‘공감과 동정의

차원’에서 충분히 통섭할 수 있음을 제시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사회는 김규칠 대한불교진흥원 상임이사의 사회로 진행되며, 토론자로는 김성철 동국

대 불교학과 교수와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가 참여한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024호 [2009년 11월 19일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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