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한겨울 날의 백서(白書)
이원식
무심히 버린 휴지
뒷바람 쓸고 간다
가슴에 빈 그림자
비인마묵 묵마인(非人磨墨 墨磨人)*
일월(日月) 밖 물확의 품에
맴도는
생(生)의 앙금
*“사람이 먹을 가는 게 아니라 먹이 사람을 간다”는 소동파(蘇東坡)의 글.
춥다. 어느새 금년도 십여 일 남짓. 한 해가 가고 있다.
돌이켜 보면 나름 바쁘게 지낸 한해였다.
준비 중이었던 시집을 정성스레 꾸민 일. 그 시집에 서명을 하고 지인들께 보내드린 일.
문예지에 나온 광고나 서평에 귀 기울이던 일.
연말 뜻밖에도 그 시집이 문화예술위원회 우수도서에 선정 된 일.....
모든 일들이 시집『비둘기 모네』로 인한 기분 좋은 일(!)들이었다.
시집에게, 그리고 모든 내가 사랑하는 이들에게 감사한다!
물론 아쉬운 일들도 많은데 가정 경제(?)가 좀 휘청해진 것.
근간 찬 바람 불고 몸이 몹시, 몹시 좋지 않아 음식도 제대로 못먹고 할 일도 제대로 못한 것.(아직도 좀...)
휴일, 진통제 몇 알 삼키고 잠시 중랑천으로 걸음을 옮겨 본다.
바람이 좀 차지만 기분은 상쾌하다.
저만치 다시 새로운 시간들을 물새들이 시나브로 물어올리고 있다.♣
비둘기 모네
이원식
건널목을 오가며
무지개를 쪼는 아침
잘린 발 절뚝이며
이어가는
생(生)의 퍼즐
당신께 선사합니다
눈물 사룬
외발 꽃무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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