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제1분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선정 우수문학도서가 다음과 같이 결정되었습니다.
선정작은 총 32종 32권입니다.
시(10종)
출판사에서 접수된 100권이 넘는 시집 중, 본심에 오른 시집은 모두 28권이었다. 이 중에서 단 10권의 시집을 선정해야 했다. 올해부터 선정 권수가 20권에서 10권으로 줄어든 탓이다. 다른 문학 장르도 마찬가지겠지만 이는 여간 안타까운 일이 아니다. 특히 시집의 경우, 인터넷 매체 등의 영향으로 독자 수는 꾸준히 늘어나지만 시집을 직접 구매하는 독자 수는 급격하게 떨어져 초판 1천부도 제대로 팔리지 않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그래도 시집을 출판하는 출판사의 문학적 사명감에 대해 정부의 적극적 관심과 지원은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산 편성에 변화가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선정 권수가 반으로 줄어든 것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점이 아닐 수 없다.
선정 규모가 대폭 축소된 만큼 많은 대상 도서에서 적은 도서를 선별하자니, 1차 투표 결과 산표가 되어 예상보다 선정하기가 힘들었다. 더구나 단 10권의 선정 시집 중 특정 출판사의 시집이 지나치게 많이 포함되지 않도록 안배를 했고, 지역 출판사의 시집 또한 면밀히 검토했다. 또 첫시집에 대해 보다 각별한 관심을 지니자는 의견도 대두되었다. 따라서 2차, 3차 투표 결과를 놓고 토의를 거듭하는 동안 다수결의 원칙을 따랐다.
이번에 선정된 우수 시집은 규정에 따라 심사위원들의 중의가 모여진 결과일 뿐 작품의 우열성을 나타낸 결과라고는 할 수 없다. 한국시의 다양한 얼굴 중에서 전통성보다는 변화성과 실험성을 지닌 얼굴에 보다 더 긍정적인 면이 있었다는 점을 그나마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1 권혁웅『그 얼굴에 입술을 대다』민음사
2 김 열『여수의 잠』애지
3 김이듬『명랑하라 팜 파탈』문학과지성사
4 김해자『축제』애지
5 문혜진『검은 표범 여인』민음사
6 장석주『절벽』세계사
7 장이지『안국동울음상점』랜덤하우스
8 조용미『나의 별서에 핀 앵두나무는』문학과지성사
9 최금진『새들의 역사』창비
10 황규관『패배는 나의 힘』창비
소설(9종)
어쩌면 한 권의 책을 선정하는 것보다 아홉 권의 책을 선정하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소설에 대한 하나의 시의적절한 관점을 채택해 그리로 집중시켜 나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여러 관점으로 판단 기준을 분산시키면서도 전체적 균형 감각을 유지해야 하는 작업이었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한 출판사로의 편중 배제, 신인 작가의 첫 작품집에 대한 배려, 지역에 대한 관심 등 몇 가지 사항을 고려했다.
이번 분기에 대상이 된 총 38권의 책을 놓고, 우리는 우선 메일로 각자가 추천하는 책을 적어내 그 중 18권을 최종 심의에 올렸다. 그리고 한 자리에 모여 작품 하나하나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다시 거수로 많은 동의를 얻은 작품들을 추려나갔다. 그럼에도 양은 넘쳐났고, 할 수 없이 우리는, 멀지 않은 시점에서 이미 선정된 경력이 있는 작가가 누구인지, 출간된 이후 작품의 가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조명되었던 작품이 어떤 것인지 등등, 몇 가지 부수적 요소들을 참조하여 선정에 반영하였다.
이번 심의 과정에서도 확인했듯이, 오늘의 한국소설은 원로급 작가들로부터 신진 작가에 이르기까지, 또 전통적인 이야기 소설, 우화적인 소설에서 극단적인 실험 소설까지, 매우 다채로운 의식과 글쓰기 방식을 펼쳐 보여주고 있다. 그 넓은 소설적 스펙트럼을 조망하며 우리는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쏟았지만, 결과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는 미진함이 남게 마련이다. 특히 아쉽게 선정되지 못한 작품들에 대해 우리 심의자들이 느끼는 미안한 마음을 두루 헤아려주면 고맙겠다.
1 공선옥『명랑한 밤길』창비
2 김진규『달을 먹다』문학동네
3 김태용『풀밭 위의 돼지』문학과지성사
4 윤영수『내 안의 황무지』민음사
5 윤이형『셋을 위한 왈츠』문학과지성사
6 이청준『그곳을 다시 잊어야 했다』열림원
7 조경란『혀』문학동네
8 조두진『마라토너의 흡연』한겨레출판
9 한 강『채식주의자』창비
아동청소년문학(8종)
아동․ 청소년 도서는 학령초기부터 십대후반까지의 독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우수도서를 선정할 때 미학적 기준 외에 연령별 안배도 필요하다. 특히 근래 몇 년간 고학년 이상 을 위한 책이 주로 출간되고 집중 조명되는 경향이기에, 심의위원들은 저학년 도서가 소외되지 않도록 일정하게 배려하였다.
기획서, 실용서 등을 제외하고 50여권의 창작집을 검토하였는데, 문학적 기량이 뛰어나지만 장점 못지않게 단점이 뚜렷하여 밀어둘 수밖에 없는 책이 여러 권 있었다. 우수하고 무난한 도서를 선별하면서도, 특정출판사의 책에 편중되지 않도록 형평성 문제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장애나 다문화 가정 등 소수자를 다룬 책도 눈길을 끌었으나, 문학적 승화의 과정 없이 소재주의적으로 쉽게 상업성을 지향하는 세태가 심하기에 제외하였다.
몇몇 작품은 이미 각종 문학상을 받았고 널리 판매되는 터라 빈익빈부익부 현상을 가중하는 것은 아닌지 다소 우려되기도 하지만, 좋은 책은 보다 많이 배포될수록 좋으리라. 고심하여 선정한 우수문학도서가 각 단계의 독자에게 의미 있는 책이 되리라 믿는다.
1 길지연『모나의 용기 지팡이』을파소
2 김려령『내 가슴에 해마가 산다』문학동네
3 김리리『나는 꿈이 너무 많아』다림
4 김현화『리남행 비행기』푸른책들
5 유미희『짝꿍이 다 봤대요』사계절출판사
6 이가을『그 밖에 여러 분』창비
7 이준호『할아버지의 뒤주』사계절출판사
8 이 현『장수 만세!』우리교육
평론․수필․희곡(5종)
이번 분기 평론, 수필, 희곡 분야 심사 대상 작품은 총 90여 권이었다. 가급적 장르간 형평성을 고려하려 하였으나 진지한 숙고에도 불구하고 두 편의 희곡 중 선정 대상에 오른 작품이 없어 아쉬웠다. 수필의 경우, 서평, 시평, 기사, 등과같이 순수 문예물이라 보기 힘든 작품은 심사 대상에서 제외시킬 수밖에 없었다. 평론의 경우도 논문집 성격이 강하다거나 작금의 문학 현실과 괴리된 묵은 글들을 성의 없이 묶은 경우처럼, 본격 문학평론이라 보기 힘든 경우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 심사 기준에서 제외시켰다. 그 많은 단행본 들 중 총 5권만을 선정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판단이었다.
심사대상에 속한 작품들을 심사함에 있어 ‘작품성’ 외에 다른 기준은 없었다. 최종적으로 평론 분야 네 권(김예림의『문학 풍경, 문화 환경』, 김인환의『의미의 위기』, 김종회의『디아스포라를 넘어서』, 황도경의『유랑자의 달』), 수필분야 1권(유승도의『고향은 있다』)의 단행본을 이번 분기 우수문학도서로 선정했다.
1 김예림『문학 풍경, 문화 환경』문학과지성사
2 김인환『의미의 위기』문학동네
3 김종회『디아스포라를 넘어서』민음사
4 황도경『유랑자의 달』소명출판
5 유승도『고향은 있다』랜덤하우스
<선정위원>
시 : 정호승, 김기택, 유홍준, 김행숙
소설 : 이인성, 김남일, 이혜경, 하성란
아동청소년문학 : 정두리, 선안나
평론/수필/희곡 : 이혜원, 김형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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