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or Camera/디카 스토리·디카 시

[시조]사라진 공원 2007. 10. 29

이원식 시인 2007. 11. 5. 10:32

 해질무렵 산책길, 옆 아파트 단지 가끔 앉던 벤치로 발걸음을 옮겼다.

벤치는 사라지고 놀이터 입구부터 공사자재가 쌓여있다.

 공사중이 아닌가!

화려하거나 고급스럽진 않았지만 가끔 아이들과 길손들이 쉬어가던 장소.

 작년 이맘 때쯤 맞은 편 단지 놀이터가 일순간에 주차장으로 변한 것을 보았었다.

이곳은... 더 좋은 놀이터로 변하는건지, 아님 주차장이 될런지...

 기대와 아쉬운 마음으로 연신 뒤돌아보며 다음 산책로로 발을 옮겨야 했다.

부디 아름다운 공원으로 거듭 나길...

문득, 작년 사라진 놀이터(공원)을 보며 아쉬운 심정으로 지은 시조 한 수 떠올려 본다.

 

 

 

  [시조]

 

 

  사라진 공원

 

                        이원식

 

  새들의

  지저귐이

  눈물인 줄은

  몰랐다

 

  벤치가

  있던 자리

  젖어있는

  깃털 하나

 

  넋 삭여

  남겨준 시어(詩語)

  공원보다

  큰 공허

 

 

 

 

            -시집『누렁이 마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