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질녘 아파트 담장 아래 핀 국화송이를 보았다.
노란 꽃 송이.
바라보는 동안만큼 나도 그가 되어 본다.
그는 바라보고 있는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동네 곳곳에 단풍이 짙다.
문득, 슈베르트 가곡이 듣고 싶어진다.
남저음 굵은 목소리를 상상한다.
아니 가을을 보며 벌써 겨울을 생각하고 있다.
겨-울-이-오-고-있-다.
아! 도둑고양이.
해마다 이즈음엔 먹이를 찾는 괭이들이 유난히 많이 눈에 띈다.
겨울이 오기 전에 무슨 준비라도 하는 걸까.
올 겨울에는 또 얼마나 시린 발을 핥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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