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1998). 정호승, 그림 박항률
<풍경 달다>
바람은 그치지 않는다. 비바람을 뚫고 어디론가 날아가고 싶다.
처마끝엔 물고기가 떨어져 나간 풍경이 달려 있었다.
또 얼마를 날았을까. 비릿한 물비린내가 나기 시작했다.
한 잎 낙엽으로 썩어
다시 봄을 기다리는 사람을 사랑하라
시계탑의 바늘은 새벽 두 시를 가리켰다. 서울역 돔 위로 하얗게 초승달이 떠 있었다.
"아니, 이건 운주사 아니에요?"
외로운 사람들은 운주사로 오십시오. 괴로운 사람들은 운주사로 오십시오. 아, 무엇보다도 서로
사랑하는 연인들은 함께 오십시오. 검은 툭눈과 나의 풍경소리를 들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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