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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서(小暑)

이원식 시인 2009. 7. 7. 02:12

 

                             건널목을 건너려다 부르는 소리에 돌아보니 화단에 핀 예쁜 꽃들^^

 

 

소서(小暑)

 

'작은 더위'라는 소서부터 본격적인 더운 날씨로 접어든다.
이맘 때가 되면 벼는 출수기를 맞는다.
벼논에서는 잎도열병과 멸구를 방제하기 위해 1차 농약을 친다. 물약을 치기도 하고 요즘은 손으로 뿌리는 농약을 치기도 한다.
농가에서는 장마기와 가뭄기가 겹치는 이때 논물관리와 무너지기 쉬운 논둑 관리, 그리고 가뭄에 대비해 양수기를 설치해 놓는다.
<농가월령가>에

젊은이 하는 일이
김매기 뿐이로다
논밭을 갈마들여
삼사차 돌려 맬 제
날 새면 호미들고
긴긴해 쉴 새 없이
땀 흘려 흙이 젖고
숨막혀 기진 할 둣

했듯이 김매기도 빼놓을수 없는 일이다.

요즘은 다양한 제초제와 기계화로 인해 손쉽게 농사를 지을 수 있다. 그러나 과다한 제초제와 농약살포는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땅을 죽이고 자연을 죽이는 농법에서 벗어나 자연에 순응하며 벌레와 지렁이와 공생하는 생태농법, 유기농법이 활발해져야 한다.

농사에 있어 진짜 농군이라면 지켜야 할 세 가지 원칙이 있으니, 그것은 '무농약', '무제초제', '무화학비료'이다.
농약을 쓰지 않으려다 보니 메뚜기와 각종 병충해가 들끓어 이를 감당할 농법을 개발해야 하고, 제초제를 쓰지 않으니 사흘이 멀다고 김매기와 피사리로 허리펼 날이 없고, 화학비료를 쓰지 않으려다 보니 퇴비와 유기질 비료를 만드느라 일손을 다 뺏겨야 한다. 3무의 원칙을 지키며 농사 짓는다는 것이 엄청난 고통일 것이다.
허나 진짜배기 농사꾼,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아는 농군이라면 이런 수고를 수고라 여기지 않을 것이다. 남들이 바보같은 짓한다고 손가락할지라도 대대로 물려줄 땅임을 안다면, 묵묵히 3무의 원칙아래 굵은 땀, 진실의 땀을 흘리며 한뙈기의 논이라도 정성스레 대할 것이다.

 

 

▶출처:http://www.koreartnet.com/wOOrII/etc/24julki/24julki_1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