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늦은 새벽,
여느 때와 다름 없이 조용하기만 하다.
비가 내린 후라서 인지 약간의 흙냄새와 가라앉은 듯한 지기(地氣)가 새벽길을 잘 인도해 준다.
일요일 새벽 산책길은 유익하다.
한 주 중 가장 조용한 시간이기도 하다.
지나간 한 주의 잘못들을 보듬어 주기도 하고 새로 맞을 한 주를 미리 생각케도 한다.
때로는 옛 추억까지도 끄집어내어 주기도 하여 우수에 잠기거나 남 모를 미소를 짓게도 해 준다.
이번 주에는 대입 수능일이 있다.
모든 수험생들이 제 실력을 발휘하는 날, 아들 녀석도 거기에 있을 거다.
모두들 편안한 마음가짐으로 시험 잘 치루기를 기원해 본다.
걷다보면 한 두 개씩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해 주는 낙엽들이 동행하는 도반(道伴)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가을도 잠들지 못하고 다가올 겨울을 생각하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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