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try/내 작품평·해설

제3회 이호우 이영도 시조문학상 신인상 심사평

이원식 시인 2009. 11. 27. 00:00

제3회 이호우 이영도 시조문학상 신인상 심사평/ 《개화》2009. 18집 (p.239)

 

 

 이호우 시조문학상 신인상 후보자로는 김종빈, 김진길, 이교상, 이승현, 이원식시인 등 다섯 사람이었고, 이영도 시조문학상 신인상 후보자로는 김선희, 손영희, 이송희, 이숙경, 이태순, 정혜숙 등 여섯 사람이었다.

 적지 않은 작품들을 읽으면서 그간 우려하기도 했던 시조문학의 내일을 염려하지 않아도 좋겠구나 하는 진한 긍정과 감동을 받았다.

 후보자들의 작품을 읽은 후 심사위원들은 본상의 경우보다 훨씬 활발하게 자신의 소감을 피력하고 그 느낌의 차이에 따라 다시 작품을 읽어보기도 했다. 결국 올해의 영광은 이승현, 손영희시인에게 돌아갔다.

 이승현 시인의 경우 「금호동 시장」을, 손영희 시인의 경우 시조집 『불룩한 의자』를 수상작으로 정했다. 이승현 시인은 「글에 풀을 먹이다」,「처진 달을 빨다」 등의 다른 작품들도 후보작으로 오른 왕성한 활동의 시인으로 보였다. 수상작인 「금호동 시장」은 세 수로 구성된 연시조로 어두운 현실을 치밀하게 그려내면서 동시에 극복과 갱신의 의지를 적절히 드러내는 작품이다.

 손영희 시인의 경우 「맨홀-버스 정류장에서」,「약속」등의 다른 후보작과 함께 「오래된 정원」을 주의 깊게 읽었다. 그의 작품들은 쉽게 읽히지 않는다. 쉽게 읽히지 않은 만큼의 놀라운 지적 사유와 성찰의 깊이가 있다. 이러한 소감은 비단 몇 작품에만 한정해서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이호우, 이영도 시조문학상 신인상 수상은 본상이라고 할 수 있는 이호우, 이영도 문학상에 못지않는 영광이다. 이미 확고한 자기세계를 가진 시인에게 돌아가는 본상의 경우 그만큼 새로운 영역의 개척에 기대를 걸기가 어렵지만 신인상의 경우 열린 상상력과 그침 없는 열정으로 언제나 새로운 개성을 연출해 낼 수 있는 싱싱한 시인에게 주어지는 상이기 때문이다.

 이제 수상자는 이호우, 이영도라는 정신적 스승을 얻게 되었다. 현실의 쟁점들을 정면으로 노래하면서 시대와 불화했고 분단의 비극을 환기시킴으로써 통일에의 의지를 다졌던 이호우, 승화된 언어, 간결한 가락, 여성 특유의 감성으로 우리 민족의 정서를 풍요롭게 경작했던 이영도 시학은 수상시인에겐 전범(典範)인 동시에 극복의 대상이다. 수상을 축하한다.

 

■심사위원장   한분순

■심 사 위 원   이우걸 조영일 백이운

 

《개화》2009. 18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