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詩가 있는 병영'「고양이가 본 가을」『국방일보』2009. 9. 14일자
가지 끝
마른 잎이
바람결에
날려갑니다
제 몸을
다 비우고
새가 되어
날아갑니다
바스락!
가랑잎 하나
빈 마음이
갸웃합니다
- 이원식,「고양이가 본 가을」전문
이 작품을 읽으면 '해탈의 감정'을 엿볼 수 있다. 무성한 여름을 지나 때가 되어 바람에 날려 가는 가랑잎.
"제 몸을/ 다 비우고/ 새가 되어/ 날아갑니다"라는 표현 속에는 무성했던 욕망을 다 떨쳐내고 가벼울 때만이
비로소 새처럼 자유롭게 날 수 있다는 의미가 감겨 있다. 하나의 가랑잎을 보고 인간은 그 속에서 깨우침을
얻는다. 그것을 바라보는 고양이, 이렇게 비운 마음속에서도 "바스락! 가랑잎 하나"의 가벼운 소리에도 마음
이 갸웃거려지는 것은 세상에 대한, 가벼움에 대한, 작은 것에 대한 관심의 표명이라고 볼 수 있다.
(시풀이: 김민정-시인, 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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