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들어 처음 밟아보는 중랑천.
하얗다.
새하얗다.
산책로 길, 부지런한 사람들의 하얀 발자국들
새해 새 길을 열고 있다.
"벽에 걸어 두었던 족자를 떼어 내고 빈 벽으로 비워 둔다. 그 빈 공간에 그림 없는 그림을 그린다.
그 자리에 무엇을 걸어 둘까 하는 생각만으로도 넉넉하다. 무엇인가 채워지지 않은 여백의 운치를
누리고자 해서다." - 법정스님『아름다운 마무리』중 '자신의 그릇만큼' 에서
길가 아직 누구도 딛지 않은 곳,
소복 쌓인 눈밭 위로 빼곰히 얼굴을 내민 풀.
마른 풀들.
한 폭의 수묵화로 다가온다.
하얗게 내딛는 새해.
발걸음이 가볍다.
참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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