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식 감성 에스프리『문(文)영(映)음(音)을 사랑했네』해드림, 2013. 4. 24
1970년대 말로 기억합니다. 명동 유네스코 회관 뒷골목 '마음과 마음(Hearrt To Heart)' 옆 지하에 있는
'청맥(靑麥)' 맥줏집에서 김정호와 조우한 적이 있습니다. 지나치며 서로 눈인사를 나누기도 했지요. 내가
큰 키가 아닌데도 김정호는 어깨 어림으로 더 작았습니다. 그가 무대에 올라 기타를 조율하고 막 알려지기
시작한 노래 몇 곡을 부르더군요. 장발에 창백한 안색, 겁먹은 듯한 큰 눈, 진땀으로 범벅된 얼굴. 이마엔
머리카락 몇 올이 땀에 젖어 달라 붙었습니다. 쥐어짜지 않으면 노래가 안되는 것인지 전심전력을 다해 노래
한 곡 한 곡에 혼을 실어 부르더군요. 그 진지하고도 귀기서린 형모(形貌)는 다른 어떤 가수에게서도 일찍
이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한 것이었습니다.
- 「영혼의 가객 김정호」(p.214) 중에서
수필가이자 문화평론가인 김창식 작가의 첫 작품집 '안경점의 그레트헨'에 이어 출간된 감성 에스프리 '문(文)영(映)음(音)을 사랑했네'를 만난다.
작가를 만날 때마다 느끼는 그 만의 감성과 창의적 이미지가 책 속에 고스란히 배어있다.
좀 유머러스하기까지한 제목. 그 제목과 내용에서 말하는 것, 또 속 깊숙이 말하려는 것들이 요즘 흔히 사용
하는 은어를 빌어 말하자면 '살아있네!"이다.
작가는 '문(文)영(映)음(音)'을 정말 사랑한다. 사랑하기에 그 지식도 상식도 경험도 형용할 수 없는 애정도
그득하기만 하다. 작가의 에세이적 필치는 익히 첫 작품집 '안경점의 그레트헨'에서 익히 맛 보았었는데, 이
책에 담긴 영화와 음악에 대한 내용을 보면서 역시 그 박식함과 깊이에 문득 '다채널 미디어(Multichannel
Media)'라는 용어가 떠올랐다. 문화평론가의 역할과 필요성을 느껴보는 순간이었다.
오랜만에 맛있는 차 한잔과 함께 참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작가의 약력.
작가의 자필.
차례. 모두 62편의 글들이 문(文), 영(映), 음(音) 주제별 3부로 나누어 엮어져 있다.
책을 펴내면서.
문(文).
「카프카 에너그램」(pp.95-99).
영(映).
「이상한 나라의 팀 버튼」(pp.158-161).
음(音).
「원조 디바 카니 프란시스」(pp.244-247).
김창식 감성 에스프리『문(文)영(映)음(音)을 사랑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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