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덕 시집『첫눈 가루분 1호』동학사, 2013. 7. 10
나를
묶었던 끈
하늘에
이어진 사슬
바람 와서
낙엽 와서
슬며시
풀어놓는다
눈 맑은
산골짝의 새
내 안에서 노는 오후
- 강현덕의 시「휴(休)」전문(p.88)
"첫눈 가루분 1호"
문득 어릴 적 어머니 화장품 중 동그랗고 누런 종이통으로 된 분통이 떠오른다. 아마도 시집 표지에 그려진 작은 꽃대궁이 날리는 듯한 그것들이 그 분통에도 그려져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어린 날 내 소풍 때 따라온 하얀 얼굴
첫눈 같은 가루분 1호 햇살에 날리던 향기"
-「첫눈 가루분 1호」셋째 수 중 초,중장 부분(p.30)
과거와 현실, 시각과 감각이 눈[雪]과 가루[粉]의 묘한 이미지로 감성의 아련한 곳을 터치해 준다.
시집은, 때로는 영화의 아름다운 장면이기도 하고 때로는 투명한 눈동자를 그리 시리게도 하고 또 때로는 오래된 미술관의 고고한 미술품들을 감상하는 듯한 기분이 들도록 이끌어 주기도 한다.
강현덕 시인은 내 시집『비둘기 모네』의 표사(4)글을 써주었다. 시인 자신의 시집을 꾸미기에도 바빴을 것인데 부탁을 들어주느라 애쓴 생각을 하면 미안하기도 그지 없이 고마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다시금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강현덕 시인의 세 번째 시집『첫눈 가루분 1호』가 시인들은 물론 독자들로 부터 많은 사랑을 받기를 진심으로 기원해 본다.♣
시인의 약력.
시인의 자필.
시인의 말.
차례, 시집에는 모두 66편의 작품이 4부로 나누어 엮어져 있다.
「조율사에게」(p.11)
「자작나무 편지」(pp.32-33)
「내가 등명에 도착했을 즈음」(pp.90-91)
장경렬 문학평론가(서울대 영문과 교수)의 해설 「삶의 '현장'과 '현장'의 시」(pp.95-123)
표사 - 정일근(시인, 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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