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춘복 시조집『반백년의 나들이』소소리, 2013. 4. 15
마음 속 깊은 골에
숯불을 놓은 다음
꽃같이 엮어내는
젊음은 아니어도
객쩍은 외롬 씻어서 붉은 단풍 엮어내네.
황망히 밟아오던
바람의 길 그 여든 해
해마다 다른 빛갈
저물녘을 펼쳐놓고
오늘은 젖은 손 들어 디딤돌 훓어보네.
- 성춘복 시인의 시조「다 저문 녘에」전문(p.23)
성춘복 선생님은 1959년 《현대문학》에 3회 추천으로 천료하고, 1965년 첫 시집 『오지행(奧地行)』발간
이후 지금까지 십 수권의 시집을 펴낸 원로 시인이다.
그리고 몇 권의 시조집을 발간하였는데 『부끄러이』(2004), 『내 안 뜨거워』(2009)와 근간 발행한 『반
백년의 나들이』(2013)가 그것이다.
장승으로 서서, 다 저문 녘에, 세월은 어느새, 이른 봄날에, 다 늦은 가을날, 산천과 함께, 저녁놀에 부쳐,
삶 앞에서는, 풍취(風趣), 낯선 곳 먼발치로......
작품들의 제목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시인의 정물적이고 서정적인 이미지와 연륜이 배어있는, 관조적인 시
선이 물신 배어나고 있다. 한 작품 한 작품 잔잔히 읽어보면 어느새 마음이 가라앉음을 느낄 수 있다.
작은 삽화와 사진들이 곁들여진, 그래서 더욱 차분하고 따뜻하게 접할 수 있는 한 권의 시집이다.♣
그 봄날
화분 몇으로
진한 풍경 이루소서.
- 「화분 몇 개로」첫째 수 종장 부분(p.132)
시인의 약력.
시인의 자필.
책머리에.
차례. 시집에는 모두 75편의 작품이 5부로 나누어 엮어져 있다.
「청승풀이」(p.12).
「동백송(頌)」(p.61).
「풍취(風趣)」(pp.120-121).
「어렵사리」(p.143).
뒷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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