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try/발표작·時調

■시조/ 도둑고양이 《지구문학》2007.겨울호

이원식 시인 2007. 12. 19. 00:05

 

■시조

 

 

           도둑고양이

 

 

                                      이원식

 

해 뜨면 까칠한 혀 세상을 핥아가며

새하얀 우유보다 흙탕물이 달콤하다

집 없는 서러움보다

더 서러운 눈총들

 

해 지면 온기 찾아 시린 발 움츠리고

보일러실 환풍구가 올 겨울 보금자리

몸뚱인 아늑하여도

녹지 않는 가슴들

 

긴 겨울밤 뜬 듯 감은 듯이 청한 새우잠

봄날을 꾸는 듯한 아주 여린 아기울음

지난밤 새로 피어난

나비들의 기지개

 

 

 

                    《지구문학》2007.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