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도둑고양이
이원식
해 뜨면 까칠한 혀 세상을 핥아가며
새하얀 우유보다 흙탕물이 달콤하다
집 없는 서러움보다
더 서러운 눈총들
해 지면 온기 찾아 시린 발 움츠리고
보일러실 환풍구가 올 겨울 보금자리
몸뚱인 아늑하여도
녹지 않는 가슴들
긴 겨울밤 뜬 듯 감은 듯이 청한 새우잠
봄날을 꾸는 듯한 아주 여린 아기울음
지난밤 새로 피어난
나비들의 기지개
《지구문학》2007.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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