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try/발표작·詩

■시/ 십자매의 죽음 《학산문학》2005년 봄호

이원식 시인 2007. 11. 4. 21:11

■시

 

 

          십자매의 죽음

 

                                         이원식

 

이른 아침

호프집 화환 아래

두 발로 하늘을 움켜잡은 채

그대로 멈춰버린

가볍고 작은 새 한마리

어느 집 새장에서 뛰쳐나와

한 치 발 디딜 가지 없는 빌딩 속에서

너무나 반가웠을 화환송이

뿌리 없는 꽃은 이내 늙은 조화(弔花)로 변했고

반겨주는 이와 기댈 곳 없는

그곳에서

너는 분명

인간에게서 배웠을

자살을 선택했을 것이다

 

 

                       《학산문학》2005. 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