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try/발표작·詩

■시/ 겨울저고리 《불교문예》2004년 겨울호

이원식 시인 2007. 11. 4. 21:10

■시

 

 

            겨울저고리

 

                                    이원식

 

 

아이가 잠든 방

한낮 놀이터에서 하던 놀이를

꿈속에서도 하는 듯

발길질에 달아난 이불이 무어라 한다

 

제 논에 물 들어갈 때와

자식 입에 밥 들어갈 때가

세상에서 제일 좋다시던

어릴 적 부모님의 음성에

덮어주려던 손끝이 길을 잃는다

 

동화책 읽어주기와 장난감 성 쌓기

흰 도화지에 그림 그려주기는

아이의 눈을 빌어

불효의 때 씻어가는

카타르시스 작업중

 

창문 너머 외등 불에 비친

두터운 겨울옷 사이로

아이저고리도 궁금한 마음 비추려

슬그머니 고개를 내민다

 

 

 

                           《불교문예》2004. 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