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시조와 민족 정서 / 정완영 ]
언제인가 서울 도심의 중·고등학생들이 그려낸 잠자리 날개가 앞 뒤 두 줄로 4개나 달려 있고, 닭다리도 역시 앞 뒤 두 개씩 4개가 나 있는 것을 신문 보도로 읽은 적이 있었다. 그냥 웃어넘길 수만 없는 이런 이야기들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할 것인가. 초등학교에도 들어가기 전부터 피아노 교습이나 시킨다고 고갈되어가는 민족정서가 치유될 수 있을 것인가.
국적있는 교육을 아무리 입으로만 떠들어봐도 민족 정서가 고갈된 곳에서는 참된 한국인상은 정립되지 않는다. 필자는 하나에도, 둘에도 민족 정서의 함양에는 초등학교 학생 때부터 동시조 교육을 시켜야 하리라고 본다.
까치가
깍 깍 울어야
아침 햇살이 몰려들고
꽃가지를
흔들어야
하늘빛이 살아나듯이
엄마가
빨래를 헹궈야
개울물이 환히 열린다.
-꽃가지를 흔들 듯이
어린 시절을 시골 산마을에서 자란 필자는 엄마가 윗 냇물에 앉아 배꽃 같은 흰 빨래를 헹궈야 비로소 도랑물이 환히 열리고 봄이 오는 줄만 알았었다.
생각해보라. 엄마가 빨래로 헹구지 않은 도랑물이 어찌해 열릴 것인가. 겨우내 꽁꽁 얼어 붙었던 도랑물은 어머니가 사랑의 손길로 풀어냈던 것이었다.
동네서
젤 작은 집
분이네 오막살이
동네서
젤 큰 나무
분이네 살구나무
밤 사이
활짝 펴올라
대궐보다 덩그렇다.
-분이네 살구나무
사람은 무얼 먹고 사는가고 묻는다면 그 누구나 밥을 먹고 산다고 대답할 수밖엔 없다.
물론 사람도 몸을 갖고 태어났기 때문에 먹이를 먹지 않고는 살아갈 수가 없다. 그러나 사람은 다른 동물과는 달리 밥보다 더한 것, 꿈을 먹고 사는 동물(?)인지도 모를 노릇이다.
그래서 옛부터 사람은 쌀독 속의 쌀이 떨어져서 죽는 것이 아니라 가슴 속의 꿈(소망)이 떨어져서 죽는다고 했다.
동네서 제일 작은 집 분이네 오막살이에 하늘은 제일 큰 살구나무의 선물을 심어 주었다. 밤 사이 내린 가는(細)비에 젖어 활짝 꽃망울을 터뜨린 살구나무의 분홍빛 꽃대궐, 사람이 지은 어느 대궐이 이에서 더 높고 더 현란하겠는가. 벌·나비의 신들린 마지굿 울리는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그래서 분이는 이 조그만 대궐에서 태어나 온누리보다 더 큰 꿈을, 한 봄뿐 아니라 일생동안 누리고 살아가는 것이다. 밥은 아무리 배불리 먹어도 다음 끼니 때가 되면 배고파 오지만, 어린 시절 먹은 흐뭇한 민족정서는 일생을 두고 두고 생각할수록 배불러 오는 것이다.
달아논 태극기 보고 아침해가 인사하고
마을길 마을길들이 서로 만나 인사하고
산새알 물새알 같은 아이들이 모입니다.
잔솔밭 비둘기처럼 종소리가 날아가고
여울물 고기떼처럼 풍금소리 흘러가고
푸른 산 메아리 같은 아이들이 뛰놉니다.
-산골학교
산새알 물새알 같은 아이들도 없고, 푸른 산 메아리 같은 뛰어노는 아이들도 없는 서울의 콩나물 교실에 우리는 어떻게 하면 한국의 고향의식인 민족 정서를 이식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 어머니들, 우리 아버지들,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모두 시조짓기운동에 동참하는 날 비로소 가능해질 것이다.
동시조를 쓰는 아동문학 부문의 시인이 아직은 별반 없고, 또 필자의 수중에 그 자료가 없어, 졸시로만 예문을 든 것이 미안하다
언제인가 서울 도심의 중·고등학생들이 그려낸 잠자리 날개가 앞 뒤 두 줄로 4개나 달려 있고, 닭다리도 역시 앞 뒤 두 개씩 4개가 나 있는 것을 신문 보도로 읽은 적이 있었다. 그냥 웃어넘길 수만 없는 이런 이야기들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할 것인가. 초등학교에도 들어가기 전부터 피아노 교습이나 시킨다고 고갈되어가는 민족정서가 치유될 수 있을 것인가.
국적있는 교육을 아무리 입으로만 떠들어봐도 민족 정서가 고갈된 곳에서는 참된 한국인상은 정립되지 않는다. 필자는 하나에도, 둘에도 민족 정서의 함양에는 초등학교 학생 때부터 동시조 교육을 시켜야 하리라고 본다.
까치가
깍 깍 울어야
아침 햇살이 몰려들고
꽃가지를
흔들어야
하늘빛이 살아나듯이
엄마가
빨래를 헹궈야
개울물이 환히 열린다.
-꽃가지를 흔들 듯이
어린 시절을 시골 산마을에서 자란 필자는 엄마가 윗 냇물에 앉아 배꽃 같은 흰 빨래를 헹궈야 비로소 도랑물이 환히 열리고 봄이 오는 줄만 알았었다.
생각해보라. 엄마가 빨래로 헹구지 않은 도랑물이 어찌해 열릴 것인가. 겨우내 꽁꽁 얼어 붙었던 도랑물은 어머니가 사랑의 손길로 풀어냈던 것이었다.
동네서
젤 작은 집
분이네 오막살이
동네서
젤 큰 나무
분이네 살구나무
밤 사이
활짝 펴올라
대궐보다 덩그렇다.
-분이네 살구나무
사람은 무얼 먹고 사는가고 묻는다면 그 누구나 밥을 먹고 산다고 대답할 수밖엔 없다.
물론 사람도 몸을 갖고 태어났기 때문에 먹이를 먹지 않고는 살아갈 수가 없다. 그러나 사람은 다른 동물과는 달리 밥보다 더한 것, 꿈을 먹고 사는 동물(?)인지도 모를 노릇이다.
그래서 옛부터 사람은 쌀독 속의 쌀이 떨어져서 죽는 것이 아니라 가슴 속의 꿈(소망)이 떨어져서 죽는다고 했다.
동네서 제일 작은 집 분이네 오막살이에 하늘은 제일 큰 살구나무의 선물을 심어 주었다. 밤 사이 내린 가는(細)비에 젖어 활짝 꽃망울을 터뜨린 살구나무의 분홍빛 꽃대궐, 사람이 지은 어느 대궐이 이에서 더 높고 더 현란하겠는가. 벌·나비의 신들린 마지굿 울리는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그래서 분이는 이 조그만 대궐에서 태어나 온누리보다 더 큰 꿈을, 한 봄뿐 아니라 일생동안 누리고 살아가는 것이다. 밥은 아무리 배불리 먹어도 다음 끼니 때가 되면 배고파 오지만, 어린 시절 먹은 흐뭇한 민족정서는 일생을 두고 두고 생각할수록 배불러 오는 것이다.
달아논 태극기 보고 아침해가 인사하고
마을길 마을길들이 서로 만나 인사하고
산새알 물새알 같은 아이들이 모입니다.
잔솔밭 비둘기처럼 종소리가 날아가고
여울물 고기떼처럼 풍금소리 흘러가고
푸른 산 메아리 같은 아이들이 뛰놉니다.
-산골학교
산새알 물새알 같은 아이들도 없고, 푸른 산 메아리 같은 뛰어노는 아이들도 없는 서울의 콩나물 교실에 우리는 어떻게 하면 한국의 고향의식인 민족 정서를 이식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 어머니들, 우리 아버지들,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모두 시조짓기운동에 동참하는 날 비로소 가능해질 것이다.
동시조를 쓰는 아동문학 부문의 시인이 아직은 별반 없고, 또 필자의 수중에 그 자료가 없어, 졸시로만 예문을 든 것이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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