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제4분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선정 우수문학도서가 다음과 같이 결정되었습니다.
선정작은 총 37종 37권입니다.
시(12종)
올해는 현대시 100년을 맞는 뜻있는 시의 잔치가 풍성한 해였다. 그 가운데서도 시인들이 펴낸 시집들이 주는 울림과 향기가 으뜸일 밖에 없다. 문화예술위원회에서 해마다 우수문학도서를 선정 구입하여 배포하는 일은 문학인들의 창작에 활력을 북돋우고 출판을 권장하는 일이며 우수문학도서가 보다 넓게 독자에게 읽히는 일석삼조의 효력을 갖는 일이다.
출판사들로부터 우수시집선정에 신청 받은 시집은 총 68종이었으며 네 사람의 심사위원이 1차로 각각 15종 내외의 시집을 선정, 예심을 통과한 31종의 시집을 놓고 토의와 심의를 한 결과 최종 12종의 시집이 4/4분기 우수 시집으로 뽑히게 되었다.
심의에 들어가기 전 심사기준을 먼저 정했다. 등단의 연륜과 지난 시작의 업적, 사회적 인지도 등을 고려할 것인가, 시집이 보여주는 작품성만을 평가할 것인가에서 후자 쪽으로 합의를 보았다. 따라서 예년에도 그러했겠으나 4/4분기 우수도서로 선정된 시집은 심사위원 네 사람의 평점에서 상위 12점에 돌아간 것이다. 본심에 올라온 31종의 시집 모두가 오늘의 시를 한 단계 높이는 작품의 우월성을 담은 것이었으나 종수의 제약 때문에 탈락시키는 아쉬움이 있었다.
선정된 시집들은 원로에서 신인에 이르기까지 낯익은 어제의 시가 아니라 모국어의 새 조형을 빚어낸 독창적 시세계를 열어주었음을 밝혀둔다.
1 고은 『허공』 창비
2 김근 『구름극장에서 만나요』 창비
3 김사이 『반성하다 그만둔 날』 실천문학사
4 박두규 『숲에 들다』 애지
5 박영교 『우리의 인연들이 잠들고 있을 즈음』 고요아침
6 박장호 『나는 맛있다』 랜덤하우스
7 신현정 『바보사막』 랜덤하우스
8 유안진 『거짓말로 참말하기』 천년의시작
9 장승리 『습관성 겨울』 민음사
10 정현종 『광휘의 속삭임』 문학과지성사
11 진은영 『우리는 매일매일』 문학과지성사
12 장철문 『무릎 위의 자작나무』 창비
소설(10종)
4/4 분기 소설부문 선정대상 도서는 총 36종이었다. 원로로부터 신진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작가들의 열정과 고투를 즐겁게 확인할 수 있었다. 역사, 종교, 과학 등 다루고 있는 주제도 폭넓었다. 심의위원들은 1차 예심을 통해 전체 대상 중에서 19편을 선정하였다. 예심을 거친 도서를 놓고 심의위원 전원이 모여 장시간의 토의 끝에 대상 작품을 압축해나갔다.
이 과정에서 심의위원들은 몇 가지 경우를 고려하였다. 우선, 첫 작품집을 내는 신진작가를 최대한 격려하기기로 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고액의 상금을 받으며 등단한 신인 작가의 등단작과 이미 문학적 평가를 얻고 독자들로부터 충분히 사랑을 받고 있는 베스트셀러 도서는 가능한 한 제외하여 다른 도서들이 독자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다.
장편문학공모 당선작가와 베스트셀러를 낸 작가들의 너그러운 양해를 바란다. 선정된 도서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과 사랑을 부탁드린다.
1 김경욱 『위험한 독서』 문학동네
2 김곰치 『빛』 산지니
3 김선우 『나는 춤이다』 실천문학사
4 김연수 『밤은 노래한다』 문학과지성사
5 박상우 『인형의 마을』 민음사
6 손창섭 『인간교실』 예옥
7 이시백 『누가 말을 죽였을까』 삶이보이는창
8 장은진 『키친 실험실』 랜덤하우스
9 정도상 『찔레꽃』 창비
10 조하형 『조립식 보리수나무』 문학과지성사
아동청소년문학(9종)
선정된 9권을 모아 놓으니, 동시집, 저학년 장편, 고학년 장편, 중학년 단편집 등 비교적 고르게 선별되었다. 초등독자에게는 환영받을 일이지만, 초등독자의 아래인 유년기와 위인 청소년기 독자들을 위한 작품은 골라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배려를 하기는 했지만 개별 작품이 상정한 주독자층이 유년기와 청소년이라면 이들의 특성을 보다 적극적으로 배려해야 한다는 주문을 하게 되었다.
선별된 작품들을 보면 개 이야기, 생태에 대한 주제의식, 공부 못하는 아이들에 대한 이해 등 그간 동화들의 관심사가 여전히 이어져 왔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저학년 장편 『오늘은 기쁜 날』이나 동시집 『고래와 래고』가 보여준 새로움은 퍽 인상적이었다. 집단 내의 소수자이면서 약자인 아이에 대한 그간의 일반적 시선을 비켜선 『오늘은 기쁜 날』은 동화의 주독자층인 어린이는 물론 어른 독자들의 마음까지도 울리는 힘이 있었다. 『고래와 래고』는 판에 박은 동시를 떠나는 하나의 시도라는 의미가 있다. 단편이 퍽 드물었는데 단편집이 여러 편 선정된 것은, 단편의 부활을 점쳐볼 대목이다.
1 공지희 『오늘은 기쁜 날』 낮은산
2 박상재 『술 끊은 까마귀』 아테나
3 안점옥 『비밀 시험지』 사계절
4 원유순 『색깔을 먹는 나무』 시공주니어
5 은이정 『난 원래 공부 못해』 창비
6 이옥용 『고래와 래고』 푸른책들
7 이환제 『잘 가라, 산도깨비야』 문원
8 장수경 『피어라 못난이꽃』 한겨레아이들
9 정재은 『참 아름다운 생명』 꿈소담이
평론․수필․희곡(6종)
4/4분기 평론, 수필, 희곡 부문 선정 대상 도서는 총 57종이었다. 일상적 세태와 음악과 그림에 관한 에세이에서부터 박사 논문에 이르기까지 글의 성격은 참으로 다양하였고 수준 또한 천차만별이었다. 그 중 1차 심의를 거쳐 뽑힌 책은 총 17종으로 다음과 같은 점을 고려하였다. 첫째, 학문적 글쓰기와 일상적 에세이, 희곡 장르가 함께 있는 부문인 만큼 작품 선정 시 장르별 비중과 안배의 문제를 우선 염두에 두었다. 둘째, 소외지역에 배포되는 책인 만큼, 전문성보다는 대중성과 보편성을 갖춘 글을 우선 선별했다. 셋째, 기존의 문학관습에 충실하면서도 새로운 시도를 보여주는 작품들을 선별했다. 최종 선별된 총 6권은 이상의 선별 기준을 모두 충족하고 있는 글들로 특히 아동문학 비평서, 새로운 방식의 여행산문집이 포함된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이밖에 미학적으로 또는 인문․사회학적으로 뛰어난 성취와 통찰을 보여주는 글들이 있었으나 ‘전문성’을 되도록 배제하다보니 누락시킬 수밖에 없었던 것은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1 고봉준 『다른 목소리들』 소명출판
2 김인숙 『제국의 뒷길을 걷다』 문학동네
3 엄경희 『숨은 꿈』 실천문학사
4 장석남 『물 긷는 소리』 해토
5 황선열 『아동청소년문학의 새로움』 푸른책들
6 박영희 『만주를 가다』 삶이보이는창
<선정위원>
시 : 이근배, 천양희, 김수복, 신용목
소설 : 조성기, 성석제, 방현석, 함정임
아동청소년문학 : 강정규, 김현숙
평론/수필/희곡 : 홍용희, 정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