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일보(2009. 5. 21일자)에 소개된 김진길 시집 『집시, 은하를 걷다』 기사 내용.
■시조
집시, 은하를 걷다
김진길
설운 늑대울음에 시린 달 차오르고
주린 맹금의 눈빛 하루치 삶을 관통하는
고원의 이주민촌에서 한 집시를 만났다.
별똥별 획을 긋는 적멸의 밤이 가고 나면
까막까치 노래따라 미답의 길을 좇는
솔솔한 그의 발맛에 훅, 취기가 올랐다.
언젠가 빛이었을 거친 운석의 여정처럼
저기 궤도를 도는 유, 무형의 행성 중에
머나 먼 이주의 길을 가는 내 촉광도 있었다.
자고 나면 길눈 틔는 유랑의 본능을 재우고
길이 든 풍경안에 시간의 체를 돌리며
얼마나 많은 날들을 이름하지 못했던가.
당기고 밀어내는 은하 깊은 중력으로
한 곳에 머물 수 없어 미지를 찾아가는
고원의 집시행성들이 內界로 비춰오고 있다.
- 김진길 시집 『집시, 은하를 걷다』중에서
▶김진길 시집 『집시, 은하를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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