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try/내 작품평·해설

김민정 '詩가 있는 병영'「간밤에」『국방일보』2008. 4. 14일자

이원식 시인 2009. 9. 16. 23:24

■김민정 '詩가 있는 병영'「간밤에」『국방일보』2008. 4. 14일자

 

 

 

    꽃바람 불고 *달소수

    벚꽃 눈이 쏟아졌다

 

    교교한 달 휘어 감는

    하얀 휘파람 소리

 

    유리잔 물오른 양파

    환(幻) 하나를 꿰뚫었다

 

 

             - 이원식,「간밤에」전문.

 

 

 

  '간밤에'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제목은 독자를 궁금하게 한다. 그리고 이 작품은 마흔일곱 자밖에 안 되는

단시조인데 아주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

  '달소수'란 순수한 우리말로, *'한 달이 조금 넘는 동안'이라는 의미다. 꽃바람 불고 한 달이 좀 지나자 벚꽃

눈이 쏟아졌다고 한다. 눈처럼 분분이 날리는, 벚꽃 지는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다. 시인은 벚꽃이 지는 모습

을 교교한 달빛마저 휘어 감는 하얀 휘파람 소리로 표현하고 있다. 휘파람처럼 지는 벚꽃....얼마나 아름답고

멋진가. 그 휘파람은 자연을 관장하는 신이 불고 있는 휘파람으로 느껴진다. 그렇게 밖에서 벚꽃이 지는 동안,

안의 유리잔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양파 껍질이 벗겨지면서 신비한 생명의 촉이 하나 트고 있다. 밖에

서는 꽃이 지고 안에서는 촉이 터 소멸과 생성을 상징한다. 의미상 대비가 되며, 새로운 촉이 틈으로 긍정적

희망적인 작품이 된다.

  이 작품은 초.중.종장 사이 상상의 폭이 대단히 넓은 시조다. 이런 시조는 의미의 연결이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지만, 다행히 이 작품은 제목이 그러한 상상의 폭을 감싸고 있어 좋은 작품으로 남는다.

                                                                                                      (시풀이:김민정-시인, 문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