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선 '그림이 있는 시조 산책' 『용인시민신문』2006. 11. 9일자
유리창에 갇히어
박제가 된 무당벌레
화려한 계절은
아쉬움만 남기고
창열자 꽃잎이 되어
날아가는
칠보단장(七寶丹粧)
-이원식, '풍장(風葬)' 전문.
지난 여름 화려했던 숲과 들은 이미 수척해졌다. 그 빛도 무게도 계절 앞에선 어쩔 수 없다는 듯.
작지만, 제 몸 구석구석을 칠보단장한 무당벌레 한 마리가 시인의 창가에서 숨을 멈춘다. 창문 열자 바스러진 무당벌레 몸뚱이, 꽃잎처럼 바람에 날린다. 시인은 그렇게 무당벌레를 장사지낸다. 작은 것에도 눈길 주는 시인의 창가에서 무당벌레는 그렇게 훨훨 날아가고 싶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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