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집/第2詩集·리트머스 고양이·작가, 2009

이원식 시집『리트머스 고양이』중「애련」,한결추천시메일-1921

이원식 시인 2009. 9. 30. 00:05

임영석 시인/ 한결추천시메일-1921(이원식 시인作 /애련)

 

 

 

애련哀戀

 

이원식

 

꺾인 채 피어있는

한 송이 꽃

바라본다

 

얼마나 더 울어야

지고 다시

피는 걸까

 

자줏빛 에굽은 바람

꽃잎 하나

떼어간다

 

이원식 시집 『리머스 고양이 』,〈작가 〉에서

 

 

 이원식 시인의 시집 『리머스 고양이 』는 단시조만 구성된 시집이다. 읽기는 쉬어보이나 막상 짧은 수에

마음을 결집시키는 일은 그 만큼 몇 배의 생각을 몰입시켜야 한다. 나름의 일탈을 각오한 듯 많은 생각을 접

할 수 있었다. 속독으로 시집을 읽어 가다가 「애련 」이라는 작품에 눈길을 멈췄다. 哀戀, 말 그대로 슬픈 사

랑이다. 가지가 꺾이어 꽃이 피었는데 그 꽃이 지고 다시 피려면 꽃씨를 맺어 한 세월이 흘러야 하는 일이다.

그러니 슬픈 사랑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수 많은 사람들의 삶을 바라보면 꺾인 꽃가지처럼 바람에 떨며 살아

가는 모습들과 같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그 자식들의 삶이라도 반듯하게 세상에 살아갈 수 있다면 하는 바램

으로 열심히 살아간다. 꽃이나 사람이나 세상을 살아가는 바램은 한 가지다. 자신의 몸은 헛방으로 살지만 제

몸에서 떨어져 나간 씨앗은 아름답고 소중하게 자라기를 바란다. 이원식 시인의 마음에 자신의 소중한 시간

을 바쳐 쓰는 시조가 그 만큼 간절한 삶의 향기를 지니고 있다고 믿어 진다. 이 가을 꽃잎 하나 떨어지는 게

마음을 바쳐 씨를 맺는 사랑의 결실이지만, 바람이 괜한 트집을 잡는 듯, 심술을 부리더라도 그 심술 마저 사

랑일 것이라 느껴지는 시다.  

                                                                                                                            - 임영석 시인

 

 

  

         

       이원식 시집『리트머스 고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