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집/第2詩集·리트머스 고양이·작가, 2009

이원식 시집『리트머스 고양이』책소개/보도자료

이원식 시인 2009. 10. 1. 00:02

 

                                              이원식 시집『리트머스 고양이』작가

 

■책소개/보도자료

 

‘붉은/푸른’ 상처로 그린 작묘도(鵲猫圖)

이원식 시인이 두 번째 신작 시집 『리트머스 고양이』를 도서출판 작가에서 출간하였다.
시인은 1962년 서울 출생으로, 동국대 국문학과와 성균관대 대학원 졸업했다. 2004년《불교문예》시 당선과 2005년《월간문학》시조 당선으로 등단했으며, 시집으로『누렁이 마음』이 있다.

5부로 나누어져 총 80편의 신작시가 수록된 이번 시조집 『리트머스 고양이』에는 제목에서부터 이미 암시하고 있듯이 ‘고양이’라는 시어가 많이 나온다. 이와 더불어 ‘새’라는 말도 많이 등장한다. 이처럼 시인의 시조집에서는, 인간 ‘세상 밖’에서 살고 있는 ‘고양이’와 ‘새’가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 두 이미지는 그의 ‘상처 입은 자아’를 이리저리 끌고 다니며 이곳저곳에 핏자국을 만들면서 상처가 만든 꽃밭을 통해서 시 세계를 확대하고 다채롭게 해준다. 다시 말해서『리트머스 고양이』는 ‘상처 입은 자아’를 정점으로 ‘고양이’와 ‘새’를 섞어가며 세계라는 그림을 직조(織造)해낸다. 이러한 이원식 시인의 세계는 ‘까치 작(鵲)’, ‘고양이 묘(猫)’, ‘그림 도(圖)’ 세 글자로 된 ‘작묘도(鵲猫圖)’라 규정할 수 있다.

새와 고양이에게서 야생은 그들의 ‘자연’이다. 야생은 그들 ‘스스로 그러함’이며, 크게 보면 ‘저절로 그러함’이다. 우리가 바라보는 ‘세상 밖’은 새나 고양이가 보면 ‘세상 안’이다. 새, 고양이를 우리가 ‘버린-버려진’이라고 표현한다면 그것은 맞지 않다. 아니, 본래로 ‘되돌아간-되돌려진’ 것이라 표현해야 맞을 지도 모른다. 우리가 ‘문(文. 문명)’의 입장에서 ‘야(野. 자연)’를 폄하하면 새-고양이에게는 엄청난 결례이다. ‘야(野)’한 것이 바로 그들의 고향이자 삶의 터이니 그들에게서는 ‘문(문명)’인 셈이다. 우리가 그들더러 이래라 저래라 할 자격이나 권한은 없다.

이원식의 시조집에 등장하는 참새, 까치와 같은 ‘야생’의 새들은 끊임없이 인간 쪽으로 내려서고 다가서며 항상 인간의 눈앞에서 ‘묘(妙)’하게 서성댄다. 새는 하늘에서 땅으로, 땅에서 하늘로 오르락내리락 ‘상하’ 운동을 하며, 인간이 거주하는 지상[地]과 천상[天] 사이에서 상호간의 정보를 전달하는 매개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원식의 시조집에 등장하는 고양이는 상하운동을 하는 새와 달리 인간 곁에 살면서 때론 인간을 떠나거나 인간에게 버림을 당하면서 지상의 사방(전후좌우)으로 돌아다니는 수평운동을 한다. 이처럼 이원식의 시조집에는 새를 ‘천상-상승.하강’의 로고스적 이미지로, 고양이를 ‘지상-수평’의 에로스적 이미지로 대비적으로 활용하여 의미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최재목(시인, 영남대 철학과) 교수는 “이원식 시인은 항상 ‘홀로’를 바라보고/지켜보는 수많은 존재들을 살갑게 밝혀낸다. 그래서 만나는 것이 바로 생명체의 외경(畏敬)이다. 한 가지도 홀로 있음이 없다. ‘홀로 있음이란 생각을 삼가야 한다’는 ‘신독’(愼獨)이란 말을 떠올린다. 끊임없이 ‘이어가는’, 그래서 ‘잠 못 든’ ‘생(生)’을 모든 것들과 생각과 어깨를 나란히 하여 ‘홀로’가 아니라는 이원식 시인의 자각은 만물의 아주 미세한 데까지 우리들의 시선을 옮겨놓고 있다.”고 평한다.

또한 이종섶 시인은 “큰 것에만 집중하기 쉬운 시대에 작은 것들의 말을 듣는다는 건 얼마나 소중한가. 그러나 그 작은 것들은 대부분 관심 밖으로 밀려나 있어서 목소리가 들리지 않으며 소리를 내지 않거나 삼키고 있는 경우가 많다. 소리를 낼 수 있으면서도 내지 않는 것들은 피해자의 신분인 셈이어서 자신의 소리를 들어주지 않는 세상 속에서 소리로 살아가지 않고 존재로 살아간다. 그러나 그 존재는 가장 확실한 삶의 방식이어서 그것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을 통해 소리로 변환된다. 이원식은 그 작은 것들의 존재를 소리로 변환하는 시인이며, 이 시집은 그 존재와 소리를 함께 담고 있다. 그것이 바로 시인과 시집 모두를 소중하게 만드는 이유”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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