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타리 밖에도 천연히 화초를 심는 마을이었다. 오래오래 호박꽃 물든 노을 부신 마을이었다. 외가집은
가죽나무 꼭대기에 있었다.
반쯤 둠벙에 묻힌 듯한 마을. 소나기 삼형제가 지난 뒤 목화밭에 흰 무지개 뜨는 마을이었다.
한 달 남짓 지루한 장마끝 굽이치는 강물에 예쁜 처녀 고무신 떠내려간 마을이었다.
- 박용래『우리 물빛 사랑이 풀꽃으로 피어나면』중「추억 속의 외가집 여름 풍경」에서(p.142)
주룩주룩 비가 내린다.
우산을 든 손과 디카를 든 손. 바란스를 잘 조절하며 중랑천으로 향한다.
신발과 바짓단이 폭 젖은 줄도 모르고,
여름으로 가는 시간 속에서 편안한 쉼과 함께 어떤 에너지 하나 간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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