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연 시집『엎드려 별을 보다』책만드는집, 2011. 11. 10
구름 학 날아가고 물고기 몰려가고
모란 연잎 당초문 다 이운 후에라야
투명한
흙빛을 안고
비색은 차오른다
인생도 기다려보려네, 빨강 노랑 하양 꽃
꽃가지에 부대낀 괴로움 다 벗은 나무
그윽한 순청자 항아리로
태어나
내게 왔으니
- 김일연 시인의 시조「나무 청자」전문(p.48).
시(조)의 주재료로서 어휘(語彙)의 중요성은 두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다양성과 더불어 신조어(新造
語)의 창안 등 시인에게 있어 고민을 거듭, 거듭하게할 큰 숙제거리일 것이다.
더군다나 시조에 있어서는 전체에 흐르는 운율(韻律)은 물론 현대시조에 어울리는 시대적 시어(詩語) 그
리고 이미지와 격에 맞는 어감(語感) 등 어느 하나도 소홀함이 없게 하기에 더욱 애를 써야하는 작업일 것이
다.
시집 『엎드려 별을 보다』를 읽으며, 아니 읽으면 읽을 수록 명징(明澄)한 시어와 그것들의 조화로움을
보며, 새삼 내 시작법(詩作法)의 반성과 함께 다시금 시의 기본들을 철저히 상기(想起)해 보게끔 해준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적절히 그리고 새롭게 변화하는 나무들의 그것처럼, 이 시집 또한 또 다른 가르침으
로 신선하게 다가온다.♣
꽃이 피니 그 나무 때죽나무라 불리고
쇠똥을 열심히 굴려 쇠똥구리라 불리고
어둠에 불을 밝히니 반딧불이라 불린다
- 「이름값」전문(p.85)
시인의 약력.
시인의 자필.
시인의 말.
차례. 시집에는 모두 83편의 작품이 5부로 나누어 엮어져 있다.
「찔레꽃가뭄」(p.13).
「가은역 들국화」(p.43).
「절집 차」(p.88).
이경철 문학평론가의 해설「그리움의 순정한 속살로 터져나는 이미지와 운율」(pp.109-137).
표사. 신경림 시인.
정희성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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