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정 시집『고요한 둘레』동학사, 2011. 8. 20.
지워지는 순간은 두려움에 방치되어
저 혼자 뿌리내리고 빈틈없이 채우는
미답(未踏)의
가슴 깊은 곳
방 하나를 만든다.
허술한 시간들이 머물다 간 행간에서
색 바랜 문살마다 펄럭거리는 문풍지
빛 고운
햇살 풀어서
묻지 않고 가둔다.
산 그림자 물어내는 저 가을 물소리
쓸려 가는 구름 아래 잠기듯 흐느끼는
결곡한
마음 한 가지
더듬어 너를 묻다.
- 김미정 시인의 시조「가슴 깊은 방」전문(p.41).
시인의 시집 속에는 작품 수 만큼이나 참 많은 것들이 담겨져 있다.
눈길→고요한 둘레→디아스포라→왕피천, 가을→과메기→겨울 바다→구절리역
→거꾸로 가는 기차→일지암에 올라....
지금 이 자리에서부터 가까운 곳, 조금 더 나간 자리의 근경들과 멀리 산문 밖까지. 그리고 다시 그 먼 곳
에서 지금 이 자리를 바라보고 있다.
세상의 말은 모두 풀잎처럼 버려야 하리
깨달음의 고비마다 끓이는 찻물 속에
천리 길 머언 이별의 슬픔마저 함께 녹이고
-「황다인 정다(丁茶)-다산(茶山)을 그리며」두째 수(p.130).
봄인가 싶어 창밖을 내다보니 어느 새 낙엽이 지는 가을. 곧 다가올 겨울 앞두고 시인의 시집을 읽다보니
따뜻한 차 한 잔 생각 절로 난다. 다분히 한국적 색채, 순수시(pure poetry) 지향의 '고요한' 그리고 '늦가을
편지'와 같이 느껴지는 시집이다.♣
시인의 약력.
시인의 자필.
시인의 말.
차례. 모두 94편의 시조 작품이 5부로 나누어 엮어져 있다.
「눈길」(p.11).
「다시 순흥에서」(p.37).
「봄, 주산지」(p.116).
민병도 시인의 해설「자아를 찾아가는 탐구의 시학(詩學)」(pp.135-155).
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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