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의 편지를 받고서
허난설헌
먼 곳으로부터 손님이 오셔서는
님께서 보내셨다고 잉어 한 쌍을 주셨어요.
배를 갈라서 들여다보았더니
그 속에 한 장 편지가 있었어요.
늘 생각하노라고 님께서 말하시곤
요즘 어떻게 지내느냐고 물으셨어요.
편지를 읽어가며 님의 뜻 알겠기에
눈물이 흘러흘러 옷자락을 적셨어요.
-허경진 엮음『許蘭雪軒 詩選』중에서(p.25)
며칠 전 우체국 앞 길을 지난 적이 있다.
신호등 불이 바뀌는 동안 아니, 우체국 앞 우체통을 보느라 한참을 서있었다.
빨간 우체통, 편지, 우표......정겨운 기억.
고추잠자리 한 마리 우체통 위에 날아 앉는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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