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린다.
초등학교 하굣길 아이들이 강아지처럼 좋아하고,
여기 저기 상가 앞 보도에는 삼삼오오 나와 비질을 하고 있다.
아이들 집으로 가는 가 했더니...
공원 놀이터에서 눈싸움, 눈사람 만들기로 한창이다.
카메라 든 손은 시려도 마음은 아이들과 똑같이 따뜻하기만 하다.♣
■시조
수묵(水墨)을 치다
이원식
지난 밤 쌓인 눈밭
요란한 비질 소리
사람들 필묵(筆墨)이 되어
선(線)과 획(劃)을 긋고 있다
새하얀 화선지 위에
피어나는
묵향(墨香)
길
- 이원식 시집『친절한 피카소』(황금알, 2011)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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