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요아킴 시집『행복한 목욕탕』2013. 12. 10, 신생
강정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푸석했다
모든 진액이 빠져나간
만지면 곧 바수어질 듯한 분노로
상기된 살결을 스쳐 지났다
이미 접어든 올레길 너머로
곳곳에 뿌리박힌 만장들
시대가 피워 올린 모순에
흠칫 몸을 뒤틀며
지나온 섬의 가계를 더듬고 있다
어린 파도들은 여전히 구럼비바위와
철없이 숨바꼭질을 하고
강정천 내린 맑은 물은, 그해 4월의
통증을 애써 씻어내려 하는데
발밑으로 밟혀오는 노신부님의
낡은 마이크 소리
한걸음씩 딛을 때마다
진혼곡으로 변주되어 오고
아려오는 가시밭길, 잠시
길을 잃고 멈춰 서버렸다, 우두커니
-김요아킴의 시「강정에서 길을 잃다」전문(pp.11-12)
'행복한 목욕탕'
제목에서 와닿는 이미지가 고스란히 '행복'함이다.
작품 편편에서 느낄 수 있는 감성 또한 고스란히 '행복'이며, '행복함'을 위한 시선과 성찰이다.
「물고기로 꿈꾸다」,「새우깡」,「심야 라디오」,「아버지의 화단」...... 연신 '행복'을 향한 기억으로
의 회귀이다.
김요아킴 시인은 계간 문학청춘이 배출한 신인상 1호 시인이다. 밝은 인상의 이미지로 남는 시인이다.
2012년 시인이 발간한 시집『왼손잡이 투수』에 이어 1년 뒤 새 시집을 발간하여 보내온 것이다.
시인의, 시의 건강함에 축하의 박수를 가득 보내며 문운 또한 가득하시길 바란다.♣
시인의 약력.
시인의 자필.
시인 모습.
시인의 말.
차례. 시집에는 모두 52편의 작품이 4부로 나누어 엮어져 있다.
「행복한 목욕탕」(pp.59-60).
「새우깡」(pp.112-113).
「할머니의 실루엣」(116-117).
황선열 문학평론가의 해설「통민운화(統民運化)의 세상을 꿈꾸며」(pp.118-144).
표사. 황선열(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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