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재 시집『화답』책만드는집, 2014
들오리 떼 줄지어 해 지는 西으로 간다
오리들 울음소리 함께 갔는지 어둡다
떠날 것 다 떠났는지 쪽달이 허기지다
- 김영재 시인의 시조「쪽달」전문(p.76)
피는 가 싶더니 어느새 목련 다 지고 잎새가 대신 고개를 내민다.
그래, 꽃만 봄을 마중하는 게 아니라 잎도 나뭇가지도 모두 마중하는 게다.
시간에 부대끼다 보니 문득 서정(敍情) 짙게 배인 시 읽고 싶어 진다.
올해 엮어진 시집 『화답』을 펼쳐 든다.
"김영재의 시는 어쩌면 "날카롭게 깎지는 않"은 "뭉툭한 연필심"(마음)일는지도 모른다. 그 연필심으로
그려놓는 세상살이는 아름답고 따뜻하고, 끄집어내는 삶의 속살은 선명하고 날카롭다. "연필심"이 "뭉
툭"해진 것은 바로 세상에 대한 깊은 이해와 사랑에 연유한다고 읽어도 좋을 대목이다.(후략)"
- 신경림 시인의 '표사글' 중에서
새벽 조용한 시간에 읽어보는 시인의 시집 향기가 가히 만개한 라일락꽃 향기 못지 않다.
진공관 앰프에 걸어놓은 LP판을 뒤집지 못해 헛돌고 있는지도 모른 채 시집 한 권을 다 읽어 버렸다.
시집 속에서 본 한 귀절이 생각난다.
"산 위에 꽃길 있어 홀로 젖고 있었다"(「동자꽃」)...... 나도 그길을 어느새 따라 걷고 있었는지도......♣
시인의 약력.
시인의 자필.
시인의 말.
목차. 시집에는 모두 62편의 작품이 4부로 나누어 엮어져 있다.
「마음」p.13
「벼락같은 詩 한 줄」p.52
「고향 잠」p.84
유성호 교수(한양대, 문학평론가)의 해설「'사랑'과 '근원'과 '시'를 상상하는 심미적 서정」pp.85-104
표사. 신경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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