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수고했다《시조시학》2010.겨울호/ 이원식 ■시조 수고했다 이원식 좌판 한켠 쭈밋*한 팔고 남은 귤 몇 알 쾡한 두 눈 깊숙이 멍들고 깨진 생(生)들 입 속에 까 넣어본다 핑 도는 금빛 눈물 *쭈밋: 북한어(北韓語). 무엇인가 하려다가 문득 망설이며 머뭇거리는 모양. 《시조시학》2010. 겨울호 ■Poetry/발표작·時調 2010.12.03
■시조/ 당신의 일식(日蝕)《시조시학》2010.겨울호/ 이원식 ■시조 당신의 일식(日蝕) 이원식 삼키고 다시 뱉는 세상은 작은 물거품 지친 수초(水草) 소매 끝에 배어있는 눈물자국 어항 밖 붕어 한 마리 지느러미를 감추고 있다 《시조시학》2010. 겨울호 ■Poetry/발표작·時調 2010.12.02
■시조/ 솔베이지의 노래《시조시학》2010. 겨울호/ 이원식 ■시조 솔베이지의 노래 이원식 가슴 속 작은 화단 무서리가 내린다 꽃도 풀도 벌레들도 내생(來生)을 꿈꾸는 시간 은입사(銀入絲) 꽃잎을 혜는* 어느 할미의 기침 소리 *혜다: 고어(古語). 헤아리다[量]. 《시조시학》2010. 겨울호 ■Poetry/발표작·時調 2010.12.01
■시조/ 하적(下跡)《시조시학》2010. 겨울호/ 이원식 ■시조 하적(下跡) 이원식 흰 꽃의 정령(精靈)들이 밤새 몸 낮춥니다 새 아침 천변(川邊) 눈밭 하얀 만다라 위로 총총총 생(生)을 가르는 물오리의 발자국 《시조시학》2010. 겨울호 ■Poetry/발표작·時調 2010.11.30
■시조/ 황진이 채문(彩文)《시조시학》2010. 겨울호/이원식 ■시조 황진이 채문(彩文) 이원식 꽃 지고 아문 자리 은잠(銀簪)에 비친 눈물 꽃만 꽃이 아니라 꽃자리도 꽃이었다 한 자락 치우궁상각(徵羽宮商角) 바람마저 꽃이었다 《시조시학》2010. 겨울호 ■Poetry/발표작·時調 2010.11.29
■시조/ 간선로(幹線路)에 핀 꽃-로드 킬《다층》2010. 가을호/ 이원식 ■시조 간선로(幹線路)에 핀 꽃 -로드 킬 이원식 꽃잎 하나 떼어내어 지등(紙燈) 밝힌 달맞이꽃 하전한 눈동자 가득 별빛이 고여 있다 별이 된 비둘기들이 꽃 보러 왔나보다 《다층》2010. 가을호 ■Poetry/발표작·時調 2010.10.12
■시조/ 성(聖) 무당벌레《다층》2010. 가을호/ 이원식 ■시조 성(聖) 무당벌레 이원식 유리창을 맴돈 지 얼마나 지났을까 창문을 두드리며 길을 묻는 빗방울 소리 껍질만 남을 때까지 위빠사나 위빠사나 《다층》2010. 가을호 ■Poetry/발표작·時調 2010.10.11
■시조/ 미완(未完) 크로키《열린시학》2010. 가을호/ 이원식 ■시조 미완(未完) 크로키 이원식 무심히 불러보는 거리에서* 한 소절 파묵(破墨)으로 피어나서 또 그렇게 손 내밀던 불혹(不惑)의 잔(盞)을 비운다 손 흔드는 반하꽃 *가수 김광석의 노래 곡명. 《열린시학》2010. 가을호 ■Poetry/발표작·時調 2010.09.14
■시조/ 무리수를 두다《열린시학》2010. 가을호/ 이원식 ■시조 무리수를 두다 이원식 향을 싼 종이에서 향내가 난다더니 다포(茶布)를 담근 물이 그대로 찻빛이다 불현듯 그 물속으로 뛰어드는 벌레 한 마리 《열린시학》2010. 가을호 ■Poetry/발표작·時調 2010.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