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try 347

■시조/ 한단지보(邯鄲之步) 《문예비전》2005. 7-8월호

■시조 한단지보(邯鄲之步)* 이원식 가로수 실가지 끝 맥 빠진 풍선하나 하늘도 땅도 아닌 제 발에 붙들리어 바람이 떼려할수록 조여드는 살점들 순풍에 나부끼다 날갯짓 새를 좇아 실타래 질긴 손길 모질게도 뿌리치곤 성급히 서두르다 고작 서릿발만 맛보네 *한단지보:자기 분수를 잊고 무조건 남을 ..

■시조/ 정체성을 찾아라 《생각과느낌》2005.여름호

■시조 정체성을 찾아라 이원식 지난밤 도둑고양이 눈빛에 가슴 베인 틀 속의 햄스터는 분명 버림받은 것이다 늙어서 냄새나거나 병들어 귀찮다며 이제 더 이상 눈꼽 낀 애완용이 아니다 세상을 뜯어 삼키는 쥐가 되기 위하여 긴 발톱 날선 이빨을 품어야할 것이다 절뚝이며 무표정한 풍 맞은 노파가 ..

■시조/ 동묘(東廟)에서 《생각과느낌》2005.여름호

■시조 동묘(東廟)*에서 이원식 해질 녘 공원 한 켠 신문지 펴고 앉아 바람과 대작(對酌)하며 가슴을 접는 노인 조막손 엎지른 술잔 담을 수가 있으랴 맺힌 듯 젖어있는 현령소덕관공지묘(顯靈昭德關公之墓) 온기 잃은 발자국만 갈 곳 잃고 헤맬즈음 길손이 머물던 자리 귀뚜리만 뛰노네 *동묘(東廟):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