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or Camera/누렁이 사진관

'농부'님과!

이원식 시인 2008. 3. 22. 11:07

 특별한 손님을 만났다.

울산에서 올라오신 조선생님(닉네임 '농부')께서 일부러 상계동까지 오셨다.

반갑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한 마음으로 따뜻한 술잔을 나누었다.

글 쓰기를 좋아하시고, 아주 소박하고 솔직하신 분으로 바르게 사시는 분이었다.

오늘 좋은 자리, 좋은 말씀에 또 여러가지를 배운 것 같아 너무 감사한 마음 간직해 본다.♣

 

 바깥에 유리벽이 있어 마치 길가에 앉아 술 마시는 것처럼 보인다.^^

따뜻한 봄날 저녁! 따뜻한 술자리!

 

 

       섣달그믐날 오후 꽤쩨쩨한 동네 목욕탕에서
       팔도 가누지 못하는 아버지를 목욕시키는 자식을 보았습니다
       말문도 막힌 축처진 몸을 이러저리 고쳐 뉘이시며
       아버지 인고세월을 이태리타올로 밀어먹고 있었습니다
       자식은 아직도 부족한 지 아버지 겨드랑이를 끼고 욕조에 들어가
       꼭 부둥켜안고 머리에 물까지 끼얹드니
       두손을 눈썹 아래로 쓰담으며 "아버지 시원하지예" 아버지 몸에 혼을 불어넣고 있었습니다

 

                                                      -이 글은 지난 달 '농부'님이 방명록에 남기신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