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귀천(歸天)을 위하여
이원식
비 개인 저 하늘보다
가벼울 수 있을까
닿을 듯 날아가는
가릉빈가* 노래소리
쪼아 문 하늘의 살점
새장 속에 쌓여간다
*가릉빈가(迦陵頻伽): 불경에 나타나는, 깃이 아름답고 소리가 고운 상상의 새.
-시집『누렁이 마음』중에서
■시작노트
횡단보도에서 건널목 신호등을 기다리다 들려오는 새소리에 뒤돌아보니 노점상 새장 속 새 한 마리.
그 새가 되어 그려 본 이 시조는 내게 또 다른 큰 의미가 있다.
2006년, 약 6개월정도 퇴고를 하여 지은 이 시조는, 그해 9월 견지동 어느 음식점에서 백수(白水) 정완영 선생님께 「하늘로 흐르는 강-종군위안부 할머니를 생각하며」 라는 작품과 함께 보여드리고 평을 받은 작품이다.
백수 선생님께서는 이 작품「귀천(歸天)을 위하여」는 괜찮다며 고개를 끄덕이셨고,「하늘로 흐르는 강- 종군위안부 할머니를 생각하며」는 종장(終章) 부분을 좀 수정하면 좋겠다고 말씀해 주셨다.
시조단의 큰 어른에게서 직접 듣는 작품평과 격려는 다시 신인으로 당선된 것만큼 기뻤으며, 그해 12월 『나래시조 40년사』기념집에 신작으로 발표, 2007년 첫시집『누렁이 마음』에 수록하였다.♣
백수(白水) 정완영 선생님(왼쪽), 이원식 시인(오른쪽)
■참고
백수(白水) 정완영(1919.11.11~ ). 경북 금릉 출생.
국제신보('60), 서울신문('60), 조선일보('62), 현대문학('62), 동아일보('67) 등 당선 및 천료.
시집『채춘보』('69) 외 12권, 산문집 6권, 이론서 2권, 시조전집 1권.
한국문학상, 가람문학상, 중앙일보시조대상, 육당문학상, 만해시문학상, 육사문학상, 현대불교문학상,
은관문화훈장.
교과서에 「조국(祖國)」, 「분이네 살구나무」, 「부자상(父子像) 」등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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