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덕 시집『스쿠터 언니』문학들, 2010. 4. 6
햇볕이 비닐창을 관통한 정오 무렵
먼지의 잠 털고 나와 종이박스 줍는 노인
지난 밤 문을 두드린 어둠도 솎아내고
리어카에 종이박스 차곡차곡 채워질 때
자꾸 키가 작아지는 노인의 저녁 길은
잠이 든 영등포 골목을 들썩이며 다닌다
- 박현덕의 시「폐지 줍는 노인-영등포 쪽방촌1」전문(p.31)
시인은 세상을 섬세하게 주시(注視)한다. 그리고 낮은 곳에서의 고인 눈물에 눈과 귀와 마음을 열고 있다.
시집에 등장하는 인물들 -다방언니, 공사장 인부, 일용노동자, 폐지 줍는 노인, 무녀, 불법체류자, 중국동포,
스물넷 누이, 늙은 작부...- 을 보더라도 사회 이면의 소외자들에 대한 아픔을 한껏 부여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시집은, 도회적(都會的) 시각에서의 한국적 한(恨)을 '시적 정서(emotion)'와 '시의 관점(point of view)'
으로 선택함으로서 현대시조의 범주(category)를 한층 넓히고 있다.
궁극(窮極)의 삶을 시적 미학으로 승화시키고 있는 중견시인의 투명하고도 인간적인 한 권의 시집이다.♣
시인의 약력.
시인의 자필.
시인의 말.
차례. 시집은 66편의 작품이 모두 4부로 나누어 엮어져 있다.
「묵호항」(p.13).
「스쿠터 언니」(p.14).
「꽃-영등포 쪽방촌17」(p.48).
「우린 풀꽃이다5 -비」(p.74).
고명철 교수의 해설「21세기 '시조의 정치학'을 탐문하는」(pp.89-103).
정일근 시인, 신덕룡 시인의 표사.
'■Data > 시조자료·시조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필영 시집『둥근 집』 (0) | 2010.09.02 |
---|---|
김영기 시집, 이석구 시집, 이희숙 시집 (0) | 2010.08.07 |
이종문 시집『정말 꿈틀, 하지 뭐니』 (0) | 2010.06.28 |
서숙희 시집『손이 작은 그 여자』 (0) | 2010.06.12 |
민병도 시집『원효』 (0) | 2010.05.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