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덕 시집『안개는 그 상점 안에서 흘러나왔다』 천년의시작, 2010. 9. 10
그 놈의 고양이가 또 왔다 간 모양이다
오래된 가죽 냄새 물컹 손에 닿았다
뾰족한 귓바퀴 그림자 이 확실한 증거물
누가 다녀가면 그림자가 남는다
내게 머물다 간 청춘도 그걸 남겨
아직도 그 냄새에 기대 먼 길을 나선다
-강현덕의 시조「냄새」전문(p.22)
유난히 홍역이 심했던 여름이 떠나간다.
마치 새 계절이 왔음을 알려주기라도 하는 듯 출현한 한 권의 시집.
시집을 읽다가 서두에 옮긴 시조「냄새」가 눈에 들어온다.
아침 저녁 쌀쌀해진 바람 속에 내딛은 가을의 발자국들.
그리고 상큼하고 기분좋은 '냄새', 그 '가을 냄새'가 문득 느껴진다.
시집 속에는 동서양의 그림 작품을 소재로한 것들이 여럿 눈에 띈다.
새 계절을 채색해 주는, 즉물(卽物)에 진솔한 작품들이 단풍빛인 그런 시조집이다.♣
투명한 내지(內紙)로 곱게 싼 시집 중앙에는 봉인인 듯 시인의 붉은 낙관이 찍혀있었다. 정성이 듬뿍!
시인의 약력.
시인의 자필.
시인의 말.
차례(pp.6-9).
시집은 5부로 나누어 모두 75편의 작품이 실려있다.
「안개는 그 상점 안에서 흘러나왔다」(p.15).
「四時長春-김홍도와 놀다1」(pp.54-55).
「처서 지나」(p.99).
이연승 문학평론가의「적요로운 언어의 풍경과 생의 진실을 찾아서」(pp.100-116).
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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