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or Camera/디카 스토리·디카 시

존재(存在) 그리고 아침

이원식 시인 2010. 10. 17. 00:00

 

 

        

        감나무

        가지에

        매미가 벗어 걸어놓은

        여름옷

        한 벌

        밤 이슬에

        젖고 있다.

                      -황금찬 시인의 「가을」전문

 

   경비아저씨의 비질 소리가 멀리 퍼지는 이른 아침.

   나무들 하나 둘 화장을 지우고 있다.

   중랑천 풀들도 금빛으로 물들고 다음을 위한 자신의 존재를

   되새기고 있다.

   우연히 아스팔트 위 지렁이 한 마리 본다.

   해가 뜨는 곳을 향해 그는 애써 몸을 비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