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4분기 우수문학도서 선정결과(2011. 7. 21)
2011년 2분기 우수문학도서 선정 심사평을 아래와 같이 발표합니다.
총 선정도서 종수는 55종이며 아래는 장르별 전체 심사평 및 선정도서 목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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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14종)
도서명 | 저자 | 출판사 | 비고 | |
1 | 도배일기 | 강병길 | 도서출판 지혜 | |
2 | 고양이의 마술 | 최종천 | 실천문학사 | |
3 | 하루 또 하루 | 김광규 | 문학과지성사 | |
4 | 나는 가끔 우두커니가 된다 | 천양희 | (주)창비 | |
5 | 벌레11호 | 여정 | 중앙북스(주) | |
6 | 뭇별이 총총 | 배영옥 | 실천문학사 | |
7 | 상응 | 이하석 | 서정시학 | |
8 | 가을 파로호 | 김영남 | 문학과지성사 | |
9 | 코끼리 주파수 | 김태형 | (주)창비 | |
10 | 저녁 풍경이 말을 건네신다 | 전성호 | 실천문학사 | |
11 | 내간체를 얻다 | 송재학 | 문학동네 | |
12 | 흑발 소녀의 누드 속에는 | 김윤이 | (주)창비 | |
13 | 나는 열 개의 눈동자를 가졌다 | 손병걸 | 도서출판 애지 | |
14 | 빌어먹을, 차가운 심장 | 허수경 | 문학동네 |
2/4분기 우수문학도서 시 부문의 심의 대상 시집은 총 74권이었다. 그 중에서 14권만을 가려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작품의 예술성을 재는 일도 지난하지만, 그에 따르는 진실성을 따지는 일은 실로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 아닌가 싶다. 특히나 이번 심의 대상의 경우, 첫 시집을 낸 신인부터 원로에 이르기까지 그 연령대도 다양하고 시적 경향도 천차만별이어서 한 가지 기준으로 그 우열을 가늠하기가 만만치 않았다. ‘문학의 저변 확대’라는 사업의 특성상 다양한 연령대의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작품을 우선 뽑을 수밖에 없었다.
2/4분기에 나온 시집들은 여행자의 시선과 생활자의 시선이 맞부딪치고, 유물론적 세계관과 정신주의적 세계관이 교차하며, 전언과 상징, 진술과 잠언이 혼재하는가 하면, 순우리말의 탐색과 외래어 편향이 대립하는 실로 다양한 양상을 띠었다. 재현 중심의 고전적인 리얼리즘의 흐름에서는 노동 현장의 우위성을 강조하는 경향이 주목할 만했으며, 삶과 시가 드라마틱하게 합치하는 정직하고 성실한 시인들이 많이 등장했다. 온전히 언어파적인 흐름은 아니면서도, 어조나 문체 면에서 지금까지의 성과를 추월하는 높은 수준의 경지에 도달한 시집들도 있었다. 낭만주의 계열의 시들도 제법 많았는데, 재래의 퇴폐적인 경향이나 현실과 지나치게 괴리되는 과잉 감정에 기댄 경우도 있었지만, 역사나 시간에 관한 사유를 전유한 낭만주의의 진전도 없지 않았다. 광의의 아방가르드도 기존의 형식주의에 답보하지 않고 실존적으로, 정치적으로 급진적인 경향이 성과를 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14권만 우수문학도서가 된다는 것이 아쉽고 섭섭하다. 상대적으로 신인들에게 많은 기회를 준 점에 대해 선배들이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리라 믿는다. 어제 선배들이 써놓은 것 위에 후배들이 조금 더 얹어놓은 것뿐이라는 것을 눈이 있는 독자라면 아마 다 알고 있으리라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다.
-심의위원: 문인수, 조정, 허연, 장이지(이상 시인)
소설(14종)
번호
도서명
저자
출판사
비고
1
15번 진짜 안 와
박상
자음과모음
2
아가미
구병모
자음과모음
3
항항포포
한승원
현대문학
4
무저갱
유연희
북인(Bookin)
5
길을 묻다
이원화
문학들
6
일곱 개의 고양이 눈
최제훈
자음과모음
7
돌풍전후
김원우
(주)도서출판 강
8
귀가도
윤영수
문학동네
9
생강
천운영
(주)창비
10
간과 쓸개
김숨
문학과지성사
11
저녁의 구애
편혜영
문학과지성사
12
금발의 제니
강동수
실천문학사
13
노웨어맨
염승숙
문학과지성사
14
터틀넥 스웨터
홍명진
삶이보이는창
올 2/4분기 우수문학도서에 접수된 소설은 모두 39종이었다. 이중 최종 심의에서 긴 논의 끝에 14편의 작품이 가려졌다. 선정 기준은 ‘작품의 예술성’에 가장 큰 비중을 두었다. 다른 부수적인 선정 기준이 있었으나, 독자들에게 보다 완성도가 높은 작품을 접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당연의 원칙과 취지에 따른 것이었다.
올 2/4분기에 접수된 작품들의 특징 중 하나를 꼽으라면 무엇보다도 기존에 ‘장르 소설’로 분류된 작품과 이른 바 ‘순수 소설’과의 충돌 현상이었다. 장르 소설이란 대개 SF, 판타지적 요소가 가미된 이야기로 단순히 그러한 소재와 방식만을 취할 때는 역시 ‘장르 소설’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지만, 소설 자체가 지향하는 삶을 본질적인 측면을 지시할 때는 순수 소설과의 구분이 마침내 무의미해진다. 최제훈의 『일곱 개의 고양이 눈』과 구병모의 『아가미』등은 판타지적 요소를 상상력의 풍부함으로 변용하면서 소설의 방식적 부피를 부풀려 놓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소외 계층 독자들에게도 이러한 작품들을 적극적으로 선보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또한 이번 분기에는 예술적 완성도가 뛰어난 작품들이 유독 많았다. 김숨의 『간과 쓸개』, 윤영수의 『귀가도』, 편헤영의 『저녁의 구애』, 천운영의 『생강』등은 올해 우리 문단이 거둔 소중한 성과로 이미 회자되고 있거니와, 김원우의 『돌풍전후』, 한승원의 『항항포포』같은 원로작가의 고투가 여실한 작품을 읽다 보면 새삼 옷깃을 여미지 않을 수 없다.
더불어 이번 심의 결과의 성과 중 하나는 작가의 첫창작집이면서 지방에서 발간한 작품이 우수문학도서로 선정됐다는 점이다. 이원화의 『길을 묻다』의 예가 그것인데, 우리가 앞으로 낯선 이름의 작품들을 좀더 눈여겨봐야 한다는 점을 일깨워주었다.
-심의위원: 이시백, 윤대녕, 정지아(이상 소설가), 윤희윤(대구대교수, 시민평가단)
아동청소년(17종)
번호
도서명
저자
출판사
비고
1
축구부에 들고 싶다
성명진
(주)창비
2
이 세상 절반은 나
곽해룡
(주)우리교육
3
오메, 돈 벌자고?
박효미
(주)창비
4
왕창 세일! 엄마 아빠 팔아요
이용포
(주)창비
5
거지 소녀
한박순우
바람의아이들
6
지옥탕
손지희
책읽는곰
7
나도 편식할 거야
유은실
(주)사계절출판사
8
코끼리 아줌마의 햇살 도서관
김혜연
(주)비룡소
9
불량 가족 레시피
손현주
문학동네
10
아버지, 나의 아버지
최유정
(주)푸른책들
11
저스트 어 모멘트
이경화
탐
12
괴물, 한쪽 눈을 뜨다
은이정
문학동네
13
나는 즐겁다
김이연
(주)사계절출판사
14
독립명랑소녀
김혜정
문학과지성사
15
그 녀석 덕분에
이경혜
바람의아이들
16
판타스틱 걸
김혜정
(주)비룡소
17
봄 여름 가을 겨울(김종만 사계절 동화)
글/김종만 그림 /이병원
고인돌
우리의 어린이 문학과 청소년 문학은 정 반대의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린이 문학은 구매자와 독자가 다르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어린이 문학은 독자는 어린이지만 책의 구매자는 부모이다. 그래서 그런지 많은 어린이 문학 작품들이 독자인 어린이의 눈으로 세상을 보지 않고 구매자인 부모의 눈으로 세상을 본다. 그렇게 쓰면 쓰기도 쉽고 많이 팔리기도 하겠지만 어린이 문학은 상상력이 제한되고 그것의 주인인 어린이에게 억압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러한 경향을 벗어나려는 이 용포의 "왕창 세일, 엄마 아빠 싸게 팔아요" 유은실의 "나도 편식할 테야"가 재미있게 읽혔고, 양자의 요구가 조화를 이룬 "코끼리 아줌마의 햇살 도서관"도 좋아 보였다.
반면 청소년 문학은 급격히 변화하는 청소년의 문화 취향에 뒤떨어져서는 안 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다. 이러한 강박관념이 피상적으로 흘러 소재주의로 흐르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한 권을 읽을 때는 그럴 듯해 보이기도 하는데 여러 권을 읽으면 비슷한 이야기들이어서 멀미가 나기도 한다. 소재주의를 넘어서 성장의 보편적 문제에 깊이 천착해 갈 필요도 있고, 다양한 상상력과 문학적 방법을 통해 다양성을 키워나갈 필요가 있다.
-심의위원: 김진경, 이미애(이상 아동문학가)
수필 (6종)
번호 | 도서명 | 저자 | 출판사 | 비고 |
1 | 나의 고릿적 몽블랑 만년필: 오래된 사물들을 보며 예술을 생각한다 | 민병일 | 아우라 | |
2 | 산들내 민들레 | 김규성 | 문학들 | |
3 | 지하철을 탄 개미 | 김곰치 | 산지니 | |
4 | 땅 살림 시골 살이 | 전희식 | 삶이보이는창 | |
5 | 무문관일기 | 동은스님 | 웅진씽크빅 | |
6 | 프로방스에서의 완전한 휴식 | 정수복 | 문학동네 |
다루는 대상의 제한도 없고 형식적 틀도 없는 것이 수필의 가장 큰 특징이기는 하지만 평론적 성격의 것은 훌륭한 사색과 문체에도 불구하고 제외하였다. 문학작품의 독서에서 촉발된 깊은 성찰에 바탕을 둔 삶의 이야기를 담은 글로 일관된 책은 그 감동에도 불구하고 수필의 정수에 해당된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말의 어휘에 대한 역사적 통찰에 입각하여 삶의 흔적까지 추적한 글이라든가 널리 알려진 훌륭한 인물에 대한 추적을 통해 살아가는 것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는 것 등도 그러하다. 기행문도 수필에서 빠뜨릴 수 없는 성격의 글이기는 하지만 한 지역에 대한 박람식의 책도 선정하지 않았다. 이런 종류의 글을 빼고 나머지 책 중에서 자기만의 대지에 뿌리를 내리고 이 과정에서 얻은 순도 높은 성찰을 독특한 문체로 쓴 것들을 뽑았다. 산중의 절이든, 농촌과 도시의 각박한 현장이든, 이국의 낯선 고장이든 여유있는 호흡과 겹이 있는 언어로 풀어낸 작품들이 큰 울림을 주었다. 이 성격의 책 중에서 지역에서 나온 것은 문화의 서울 중심성을 극복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가점을 주었다. 사진과 그림 등으로 무장한 좋은 수필집들이 우리 문학의 폭을 넓혀간다는 예감을 지울 수 없었다.
-심의위원: 김재용(문학평론가), 신현림(시인,에세이스트)
평론희곡 (4종)
번호
도서명
저자
출판사
비고
1
동심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
황수대
(주)푸른책들
서울
2
모욕당한 자들을 위한 사유
오창은
실천문학사
서울
3
한시의 서정과 시인의 마음
심경호
서정시학
서울
4
발명되는 감각들
이형권
서정시학
서울
문학평론 부문 우수도서 선정을 위하여 우선 몇 가지 선정기준을 생각해보았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한국도서관협회 문학나눔추진반의 우수도서 선정 및 보급 사업은 소외 계층 및 지역과 아동청소년들에게 좋은 문학서를 보급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기본취지를 살리기 위해 평론부문의 우수도서를 선정함에 있어 문학평론으로서의 질적 수준을 기본적으로 염두에 두되, 해당 평론이 독자들에게 좋은 문학작품을 읽힐 수 있도록 충실한 매개자의 역할을 하고 있는가를 고려하기로 하였다. 아울러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보급되는 책인 만큼 주된 독자층이 처해 있는 현실을 독자들 스스로 되돌아보고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할 수 있는가 여부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비판적 현실인식과 자기성찰의 문제의식을 함양할 수 있는 치열한 비평정신을 중요하게 고려하였다. 마지막으로 이미 비중있는 문학상을 수상한 경우에는 가능하면 선정도서에서 제외하기로 하였다. 이러한 기준들을 두루 고려하여 다음 네 권을 이번 분기의 문학평론 부문 우수도서로 선정하였다.
이형권 <발명되는 감각들>
오창은 <모욕당한 자들을 위한 사유>
심경호 <한시의 서정과 시인의 마음>
황수대 <동심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
-심의위원: 임홍배, 이혜원(이상 문학평론가)
*출처:http://www.for-munhak.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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