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 석가정 선생님께서 시집『詩緣일세! 봄 꿩 스스로 울고』를 상재하시고 보내주셔서 감사의 인사
를 전해드린 기억이 있다. 그후 지난 5월, 내 시집『친절한 피카소』을 보내드렸는데 그 답신으로 축하 엽서
한 장을 보내주셨다. 역시 전화를 드려 감사의 인사와 함께 추후 뵙기를 기약했던 기억이 있다.
며칠 전, 한국시조시인협회 소식지 제6호(2011. 10. 17일자)를 읽어보다가 맨 마지막부분 '부음란'에서 '석가
정(회원) - 본인 별세'라는 문구를 보게 되었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10월 1일 병환으로 별세하셨다는 문구
를 접할 수 있었다. 순간 마음이 무거웠다.
비록 한 번 뵙지는 못하였지만 고향에서 농사를 지으시며 시조를 쓰고 계신다는 말씀 다시금 떠올리며,
故 석가정 선생님의 冥福을 진심으로 빌어드리는 마음이다.♣
딸기 밭에서
석가정
봄 햇살 삼단일 때 나날의 그리움이
꽃망울들 창을 열고 발갛게 영글 때 쯤
오월의 달빛 품어 딸기 따는 새벽녘에
잉태한 미쁨의 태. 문득 다가설 그대.
발긴 땅 오늘도
노지(露地)의 알알 색 맑은 바람
꿈을 푸는 뜬 구름만
시인아. 맴돈다.
그 해 봄 찾아와서
꽃가슴 열어 놓고
이 여름 다 가도록
숭얼이 맺힌 정념(情念)
설익어
풋풋한 향기
맛 보이는
사람아.
석가정 시인의 시집『詩緣일세! 봄 꿩 스스로 울고』도서출판 한림, 2010. 8. 20.
나름대로 주야장천(晝夜長天) 올올이 짠 문학, 시, 시조시(時調詩)의 피륙. 그 피륙을 짜기에
기쁨과 슬픔을 함께한 세월의 길목을 뒤돌아 보니 보람찬 인생의 여정(旅程)이었다.
이승의 옷가지 걸쳐 입고 휘적휘적 저승길 나들이를 생각해 본다. 입성이 추레하여 아랫목 횟
대를 더듬어 본다. 이생에 골라 입던 옷가지들 하나도 없고, 횟대까지 흔적 없다. 비몽사몽(非夢
似夢)이다.
문학(文學)과 시(詩)는 내 인생의 옹골찬 반려(伴侶)였다.
2010년 여름
수박밭 원두막에서
석 가 정
- 석가정 시인의 시집『詩緣일세! 봄 꿩 스스로 울고』의 '序文' 중에서.
석가정 시인의 근경 및 약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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