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림 시집『바닥경전』 나무아래서, 2011. 9. 30
마른시간의 나뭇가지가 오그라든다
점점 오그라드는 맨발
그 마음으로부터 탁 놓아버린
걸음들
더 이상 살아가길 포기했을 때의 발은
애드벌룬이 된다
그것을 뒤쫒는 눈길도
애드벌룬이 된다
대학병원 중환자실,
몸 가득 매달려 있다
하고 싶은 말 호스에 꽂아놓고
뒤꿈치만 둥실 떠오른다
저 맨발, 맨발들
- 박해림 시인의 시 「애드벌룬」전문(p.32)
시집을 읽다가 문득 누군가의 '말씀'들을 떠올려 본다. 문학 작품으로서나 시라는 장르적 틀에 앞서
인간에 대한 말씀(함의적으로= 經典, scripture) 그 편안한 동감 혹은 동질성(identity)에 잠시 생각을
머물러 본다.
어머니는 말씀하셨다. 죽으면 썩어질 몸, 아껴서 어디 쓸거
냐 최대한 몸을 구부려야 한다 바닥을 힘껏 들어 올려야 한다
아스팔트가 썩은 눈을 도로 뱉어낸다
-「닮아지는 눈들」중에서 (p.82)
일생을, 일생 동안 '바닥'을 딛고 사는 우리의 삶을 생각케 한다.
문득, 불교에서 말하는 '방하착(放下着)'의 깊은 의미와 시인이 시집『바닥경전』에서 나타내고자 하는
그것과 연신 클로즈업해 본다.♣
☞시조와 시를 병행해서 쓰는 시인의 이번 작품집은 시(자유시)이다.
시인의 약력.
시인의 자필.
시인의 근경과 시인의 말.
차례. 모두 54편의 작품이 4부로 나누어 엮어져 있다.
「둥글다」(p.13).
「바닥경전」(pp.24-25).
「꽃들에게 희망을 -줄2」(p.95).
시인의 에스프리「둥근 것을 꿈꾸기, 그리고 버리고 채우기」(pp.116-135).
표사. 유안진(시인, 서울대 명예교수),
오세영(시인, 서울대 명예교수),
이승하(시인, 중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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