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옥 시집『어머니의 완장』황금알, 2012. 2. 29.
울주 가지산 쌀바위 오르는 가파른 길
발에 차이는 돌 아래 쌀알 몇 흩어져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개미의 투명한 알이다
저마다 쌀밥 같은 흰 알 하나씩 입에 물고
개미는 제 생명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나는 그 알 하나 집어 옮겨주려 했을 뿐인데
강력한 거부 의사로
내 손등 타고 올라와 꽉 깨물고 돌아간다
무리 속으로돌아가선 묵묵히 제 길 다시 간다
저 작은 몸뚱이로도 지켜야 하는
제 우주가 있다는 건 눈부시다
몇 마리나 될까 세어보다 침묵한다
개미에게 수(數)라는 건 욕심 많은
사람의 기호일 뿐
개미는 개미다, 그 자체로 존엄하다
줄을 서서 행진하는 저 줄임표
천천히 그러나 항상 앞으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개미'에서 인용
- 임정옥의 시「개미」전문(p.23).
어느새 3월 그리고 경칩이 지났다. 봄날을 깨우려는지 선연한 비가 내린다.
올해는 푸른 새싹들이 늦게 깨어나는 것은 아닌지 골똘히 생각하면서 중랑천 산책로에서 보이는
물오리군(群) 속에서 작은 위로를 얻곤 한다.
우편함 속 한 권의 시집 '어머니의 완장'을 꺼내어 본다.
아름다운 악기 - 잎들이 먼저 흔들렸다 - 사루비아 다방 - 이팝꽃 발자국 - 손이 피우는 꽃 - 주홍 꽃물
- 백합꽃 어머니 - 시(詩)를 절이듯이 ......
마치 봄의 생경해서 아름다운 시선을 비춰주는 듯한 감각적 시의 제목들이 시집 속 - '감각적 이미지(sensure image)에 대한 - 궁금증을 더해주고 있다.
임정옥 시인의 첫시집 '어머니의 완장' 상재를 기쁨으로 축하드린다.♣
시인의 약력.
시인의 자필.
시인의 말.
차례. 시집에는 모두 63편의 작품이 4부로 나누어 엮어져 있다.
「아름다운 악기- 딸에게」(pp.12-13).
「어머니의 완장」(pp.25-26).
「비손」(pp.42-43).
정재림 문학평론가의 해설「봉인(封印)을 푸는 마술의 언어」(pp.104-118).
표사. 문정희(시인).
도종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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