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or Camera/디카 스토리·디카 시

동대문 봄나들이

이원식 시인 2013. 5. 5. 00:03

 

 옛 동대문운동장 앞 청계천 건널목 옆자리에 비둘기 무리가 누군가 뿌려놓은 방울토마토를 주워먹고 있다. 

 

 

            ■시조

 

                             그들도

 

                                                      이원식

 

                            전철역 플랫폼에

                            공양(供養)하는

                            비둘기들

 

                            버려진 꽃이라며

                            꾸루루룩

                            꾸루룩

 

                            세상은 그런 거라며

                            꾸루루룩

                            꾸루룩

 

 

                                        - 이원식 시집『누렁이 마음』(모아드림, 2007) 중에서

 

 

 

모처럼 맑게 개인 주말, 베낭을 매고 동대문으로 향했다.

츄리닝 바지, 속옷, 양말 그리고 여러가지 생필품을 값싸게 구입할 겸 인근 벼룩시장도 구경하기

위한 봄나들이었다.

상인들은 물론 구경을 나온 사람들과 외국인들까지 유난히 많은 사람들 속에 비둘기 소리 귀에

맴돌았다.

그들도 어린이 날을 하루 앞두고 5월의 평화를 즐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붉게 잘 익은 방울토마토를 눈 밝은 녀석은 벌써 여러개째 쪼아먹었는데 그렇지 못한 녀석은....

 

 멀리 청계천로 하늘이 뿌옇다. 아주 따듯한 봄날이다.

 

 신평화시장 건물이 보인다.

 

 평화시장 주변은 여느때처럼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성동공고 뒷켠으로 이어진 오래된 벼룩시장 골목. 여전히 '살아있네~'의 분위기다.

 

 낡은 카셋트 녹음기들. 늘 들으며 지냈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 하나 둘 눈밖으로 사라지고 있다.

 

 오래된 필름 카메라. 디지털 카메라에 자리를 물려주었지만 메니아들 사이에서는 아직 귀한 '몸'이다.

 

 어려운 시대의 초상. 어느 곳 어느 음식점이 문을 닫고.... 그 식기들이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두 말이 필요 없는 추억의 물건 LP. 걸으며 찍어서인지 사진이 흐릿하다.

 

 앗! 통기타..

 

 벼룩시장을 돌아다니다 보면 꼭 챙겨야할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간식거리, 또 하나는 화장실 위치.

 오늘은 사진 속 짜장면이 아닌 팥도너츠와 번데기, 비빔밥으로 출출한 배를 채웠다.

 

 다음에 갈 때는 한 번 사먹어봐야 겠다. 옥수수빵 아님 흑미빵?

 

 외국인들도 악세서리, 의류, 신발 등 궁금한 것이 많은 가 보다.

 

 구경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 오후 5시무렵이었는데도 인파는 줄어들 줄 모르고..

 

 고개를 돌려 바라 본 동대문..흥인지문..

 

 ..흥인지문(興仁之門)..발길을 멈추고..줌 인..

 

우리나라 보물 제1호를 바라본다. 아름답다.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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