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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발자국 5 - Quad

이원식 시인 2015. 1. 22. 00:07

 

몇 해 전 서브기기로 구입한 Quad셋트. FM4, 34, 306.

 

Quad.

내가 Quad앰프를 맨 처음 접하게 된 건 아마 82년 무렵이었을 거다.

충무로 D전자에서 33프리앰프와 303파워앰프를 구입해서 기존에 듣던 KEF Coda3라는 스피커에 연결하여 듣게 되었던 것. Quad를 사용하기 전에는 Sansui 7070이라는 리시버형 앰프를 듣고 있었는데 분리형 앰프가 듣고 싶어 비교적 저렴했던 Quad 중고품을 선택했던 것 같다.

몇 해를 사용하고는 교환하게 되었는데 당시엔 한창 젊었을 때여서인지 푸근하고 부드러운 성향의 33+303 앰프가 출력이나 박력면에서 부족하게 느껴졌을게 틀림이 없다. 또한 RCA단자가 아닌 유럽형 DIN단자가 다른 기기와의 매칭시 불편했던 것도 작은 이유였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후 한동안 미국계 앰프(Mcintosh.....)와 스피커(JBL, ALTEC.....)로 갈아탔던 기억이 난다.

시간이 흘러 다시 Quad가 생각나게 되고....(아마 오디오 메니아들 중 Quad를 사용해 보신 분들은 몇 번 들였다 내보냈다 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Mcintosh C28프리앰프에 Quad 405파워앰프를 사용해 보기도 하고, 신형이 나왔다고 해서 66프리에 606A파워앰프를 사용해 보기도 했다. 606 파워앰프는 세 가지 버전이 있었는데 기본앰프인 606, 전원부가 보강된 606-2,  좀더 보강된 마지막 버전인 606A(외형상 앰프 모서리가 깎여진 디자인)으로 구분 되는데 그중 606A가 비교적 단단하고 고급소리를 들려주었다.

리모컨의 편리함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과거의 모델에 비해 Quad 앰프의 정감이 덜 느껴졌던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이후 신형 44프리앰프와 406-2(볼륨과 on OFF스위치, RCA IN 단자로 구성된) 앰프도 사용하게 되었는데 44프리앰프의 단점으로 인해 프리앰프만 이연구소(THE LEE)의 진공관 프리앰프 66cb제품으로 교체하여 사용했던 기억도 떠오른다. 44프리앰프의 단점(?)이라면 볼륨의 소리가 한 클럭 올릴 때마다 급 상승해서 조밀한 소리조절이 불편하다는 것, 또한 모두 다 아는 바와 같이 누름 셀렉터의 이상(저항 추가(교체)로 어렵지 않게 정상으로 되지만) 등을 들 수 있겠다.

이후 진공관 앰프가 청각과 시각적인 면 등 지금껏 안정적으로 자리잡게 되었는데 몇 해 전 문득 Quad가 다시 생각나는 게 아닌가.

서브앰프로 자리를 많이 차지하던 Sonic Frontier SFC-1 인티앰프(EL34사용)를 처분하고, 오랜동안 친분이 있던 청계천 L사 사장님으로 부터 비교적 깨끗한 Quad FM4+34+306 셋트를 분양 받게 되었다.

Quad앰프 중에 비교적 주목 받지 못했던 모델인지라 기대 반 의심 반으로 연결해서 들어보게 되었다.

기기를 영입하면 대체로 6개월 이상 1년 가까이 들어보고 가족으로 상주 시킬지 다시 내보낼 것인지를 결정하게 되는데 약 2년 가까이 시간이 흘렀음에도 거부감이 없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가족이 된 듯!

(참고로 이 기기에 연결한 스피커는 Celestion SL6si, 케이블은 Canare 2S9FG이다.)

출력의 한계가 약간 아쉬움으로 남긴 하지만, FM을 켜놓고 책을 읽는 다든지 글을 쓴다든지 개인적인 작업을 하다보면 어느새 편안함에 젖어들거나 소리에 매료되어 하던 작업을 멈추고 음악을 듣게 되는 묘한 매력을 지닌 기기이다. (글, 시조시인 이원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