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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화 시집『나무 무덤 』

이원식 시인 2016. 4. 11. 00:01


서정화 시집『나무 무덤』천년의 시작, 2015. 11. 27



            굳어지기 전


            네 눈은


            무수한 길이었다


            적으로 표변하여 칼끝을 겨누는


            동굴 속


            숨어드는 길


            모질게도 사는구나!



                                   - 서정화 시인의 시조「장님물고기」전문, p.45



첫 시집『유령그물』에 이은 서정화 시인의 두 번째 시집『나무 무덤』.

다소 산문시(prose poem)의 형태가 보이지만......자유시(free verse)와 정형시(rhymed verse)라는 구분에

무게를 두지않고 읽어 본다.

호기심이든 역설이든 현실세계와 시적 상상의 도치(倒置) 등이 가득함으로 시집은 전개되고 있다.

여하튼, 시인의 시적 관점(point of view)을 궁금케하는 시집이다.

다시금 시집 상재 축하드리며, 더 좋은 작품 엮어가시길 기원드린다.



             늦은 저녁 엎드려 잠든 내 등의 한가운데

             질기고 억센 뿌리로 태양을 움켜쥔

             한 그루 야자수 나무 순식간에 돋아났다.


             한가로이 해먹에서 낮잠을 자는 아이

             코코넛을 통통 던지며 뛰노는 아이

             풍랑에 부서진 배를 고치는 아이


             게으른 섬 하나, 장난꾸러기 아이들

             염소에게 나뭇가지를 내리치며 깔깔댄다

             늙은 저, 목줄에 묶여 이리저리 피해 도는


             램프를 건 야자수는 벼랑에 뿌리내려

             녹아내리는 시계로 가지를 뻗고 있나

             뿔 나고 수염 단 염소, 빙빙 도는 수밖에

 


                                        - 「기억의 고집」전문, p.39

 


시인의 약력.


시인의 자필.


시인의 말.


차례. 시집에는 모두 45편의 작품이 5부로 나누어 엮어져 있다.


「투명인간」pp.13-14.


「별의 명멸」pp.64-66.


「길 위의 시간」p.73.


정용국 시인의 해설「스팸Spam 시대를 건너는 부활의 꿈」pp.74-100.


표사 - 최동호(시인, 고려대 교수)

       - 홍성란(유심시조아카데미 원장)

       - 권성훈(문학평론가, 경기대 초빙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