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ta/시조자료·시조집

박현덕 시집 『겨울 등광리』

이원식 시인 2016. 8. 1. 00:02


박현덕 시집『겨울 등광리』고요아침, 2016.5.31




              언 땅을 깊게 판다, 모닥불을 피워놓고


              깊이 잠든 매화나무 삽질에 움찔대고


              뿌리 밑 작은 공간에 한 생애를 묻는다


              살아생전 기억으로 나무가 우는 걸까


              바람도 제 목청껏 허공을 휘저어간다


              눈꽃이 무게를 견디며 지켜보는 그해 겨울



                                     - 박현덕 시인의 시조「겨울 삽화5 -수목장」전문, p.28



시집을 펼쳐든다. 시집 속 유독 '겨울 삽화' 연작과 '겨울 등광리' 작품군에 눈길이 머문다.

지극히 평범한 일상들과 시선과 시어들 속에서 문득 '겨울과 남자'라는 추상의 등식을 구성해 본다.

겨울에 태어나서인지 겨울을 좋아하는 내게 고즈넉한 가르침을 준다.

시조단의 중견 시인인 박현덕 시인의 새 시집,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시조단에 듬직한 시인이 있어 늘 보이지 않는 큰 힘이 된다.

시인의 시집 상재를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막걸리 한 잔 권해드릴 생각에 잠시 미소 지어 본다.




              모처럼 늘어지게

              햇살이 졸고 있다


              하루치 품삯만큼

              사는 것 버거운데


              대문 앞

              늙은 개 한 마리

              눈곱이 끼어 있다.


                                  - 「겨울 등광리8 -따순 날」전문, p.38



시인의 약력.

1967년 전남 완도에서 태어나, 광주대 문창과 및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1987년《시조문학》천료와 1988년

《월간문학》신인상 시조가, 1993년 경인일보 신춘문예 시가 당선되어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중앙시조대상, 한국시조작품상, 시조시학상, 김만중문학상, 광주문학상, 한국동서문학 작품상 등을 수상했으

며, 시집으로 『겨울 삽화』,『밤길』,『주암댐, 수몰지구를 지나며』,『스쿠터 언니』,『1번 국도』등이 있

다.


시인의 자필.


시인의 말.


차례, 시집에는 모두 60편의 작품이 4부로 나누어 엮어져 있다.


「목포항에서」p.13.


「십이월」p.78.


「장흥 월송리 백자요지」p.81.


조춘희 문학평론가의 해설「시인, 삶의 남루를 보듬다」pp.84-103.


표사 - 박기섭(시인)

       - 염창권(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