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교 시집 『13월』책만드는집, 2016. 3. 7.
사람들은 말한다
그때가 그립다고
가서는 오지 않는 것
모두 다 그립다고
별 아래 잠들어 보라
뭇별이 다
그리움이다
- 박시교 시인의 시조「별」전문. p.18
시인이 읽어보면서 짙은 감상에 혹은 짙은 감정에 젖는 시집이 있다. 박시교 선생님의 시집이 그런 시집이다.
적어도 내게는 그렇게 배어들고 그렇게 적셔준다.
어느해 겨울, 늦은 밤 동네 콩나물국밥집에서 나와 택시를 잡아드리려고 해도 굳이 버스를 타고 댁으로 가시는 선생님의 모습이 떠오른다. 버스 자리에 앉아 얼른 집으로 들어가라고 손짓해주시는 모습도.
그날 선생님께서 내게 질문 하나를 던지셨다.
어떤 시인의 단수(단시조)를 선호하느냐, 딱 한 사람만 말해보라는......
어떤 준비도 하지 못한 내게, 단시조만을 고집하는 내게 그야말로 문득 물어보셨다.
나역시 어떤 생각할 겨를도 없이 있는 그대로 대답해드렸다.
김원각 선생님의 단시조를 선호한다고.
그 대답에 어떻게 말씀하실지 두렵기도 궁금하기도 했었는데......
다행히도 반가운 모습으로 김원각 선생님의 작품 이야기도 해주시고 전화를 걸어 직접 통화도 하게 해 주셨
다. 그리고 국밥집에서 막걸리도 시켜 한 사발 마셨던 기억이 난다. 아마 인삼막걸리였던가!
선생님께서 새 시집 『13월』을 보내주셨다. 새 작품들과 뒷부분 자서인 「문학이란 길 위에서, 쓰러지기 위해
다시 일어서다」를 읽고 또 읽어 본다.
감사한 마음과 함께 늘 건강하시기를 기원해 본다.♠
한 평은 외롭고
만 평은 쓸쓸하다
마음은 막무가내 드넓은 허허벌판
가둬도
채워지지 않는
그 바람 속
빈자일등
- 시조「빈자일등(貧者一燈)」전문, p.29
시인의 약력.
시인의 자필.
시인의 말.
차례. 시집에는 모두 50편의 작품이 5부로 나뉘어 엮어져 있다.
「그리운 쉼표(,)」p.13
「13월」p.39
「시를 위해」p.78
나의 삶, 나의 문학「문학이란, 쓰러지기 위해 다시 일어서다」pp.79-102
표사 -박시교「나의 삶, 나의 문학」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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