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희 시집『슬픔의 역사』동학사, 2016. 7.21
묻힐 곳 없는 아픔을 바람에 날리며
황량한 거리에 서 있는 여자가 있다
어둠 속 바람의 소리로 갇힌 남자도 있다
놓쳐버린 시간을 바느질하는 여자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를 안고
달빛에 추억을 적시며 덧칠하는 남자
유통기한 훌쩍 지나 폐기된 사랑쯤은
새털보다 가벼워 훅 불어 날리는
유쾌한 남녀도 있다
아, 견딜 만한 인생이다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 맥시코 출신 그룹의 노래 <보름달 Luna Llena>을 번안
한 노래의 제목
- 오승희 시인의 시조「이 세상 어딘가에는」전문, p.12
「이 세상 어딘가에는」,「바람의 인사」,「빠르돈네 모아 Pardonne moi」,「메아 쿨파」......
재즈, 프랑스의 샹송이거나 포르투갈의 파두, 브라질의 보사노바 등 소위 월드뮤직으로 분류되는 음악들의 기
본 바탕에는 진한 人間愛가 깔려있다. 어쩌면 時調의 근본 감성에 가장 가깝게 접근할 수 있는 신선한 매개체
중의 하나가 아닌가 싶다.
나 역시 요 몇 해 동안 주앙 질베르토나 스탄게츠 등 보사노바를 들으며 시조와의 접근전을 치열하게 치루고
있다.
에디트 피아프가 등장하고 나나 무스쿠리...가 등장한다. 초입에 내보인 음악시가 시집 전부를 읽을 때까지 머
리에 맴도는 듯. (물론 시집 전부의 내용과 이미지가 음악적이라는 말은 아니다.)
음악과 시를 진하게 좋아하는 이들은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고 음미할 가치가 있을 것이다.
문득 선선해진 가을 초입. 9월..... 우편함에서 발견한 오승희 시인의 첫 시집.
시집 상재를 축하드리며, 더욱 신선하고 감성 풍부한 멋진 시 많이 쓰시길 기원해 본다.♧
아무것도 아닌
그 누구도 아닌
그저 바람구두 신고
재지(jazzy)하게
- 「시인의 말」전문, p.5
시인의 약력.
시인의 자필.
시인의 말.
차례. 시집에는 모두 57편의 작품이 5부로 나누어 엮어져 있다.
「외출」p.11
「빠르돈네 모아 Pardonne moi」p.23
「조용한 흉터」p.79
유성호 교수(한양대 국문과)의 해설「슬픔과 희망의 시적 존재론 -오승희의 정형미학」pp.83-100
표사 - 유성호(문학평론가, 한양대 국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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